이스라엘 전시내각 온건파 야당 대표 "6단계 전후계획 수용 안 하면 탈퇴"
2024.05.19 08:13
수정 : 2024.05.19 13:51기사원문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야당 국가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가 18일(현지시간) 3주 안에 새로운 가자지구 전쟁 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시내각을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가 하마스가 아닌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며 비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장군 출신으로 전시내각에 참여한 간츠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 통치를 위한 6단계 계획에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
그가 제시한 6단계 계획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전후 이스라엘이 치안을 맡되 미국, 유럽, 아랍, 팔레스타인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민간 통치 메커니즘'이 통치해야 한다. 또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인질들이 석방돼야 하고 하마스를 격퇴한 뒤 가자지구를 비무장 상태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외 개전 뒤 소개됐던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을 귀환시키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처들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극단주의 유대교 신자들인 초정통파 유대인들을 더 많이 군에 징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간츠의 6단계 전후 계획이다.
간츠는 오는 6월 8일을 새 전쟁 계획 수립의 시한으로 정했다. 그는 네타냐후를 직접 지목하며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다"고 못 박았다.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주의자들의 극단적인 국수주의적 전후 방안을 택할지 아니면 국제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자신의 온건 방안을 택할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간츠가 하마스 대신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패배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중도파인 국가통합당이 탈퇴하면 네타냐후는 연정 내 핵심 세력인 극우에 휘둘리게 된다.
극우 세력인 베잘렌 스모트릭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지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더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부분 나라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도 재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투표권을 갖는 3인과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 3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갈란트 국방장관이 전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한다고 밝혀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간츠의 국가통합당은 현재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새 선거가 치러지면 국가통합당이 제1당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가통합당이 전시내각에서 탈퇴한다고 해도 곧바로 새 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아니다. 네타냐후의 5개당 연정은 여전히 이스라엘 120석 의회 과반인 64석을 확보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