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났어요" 소화기 들고 달려나간 경찰…꽁초 버려 불 낸 남자도 검거

      2024.05.20 10:04   수정 : 2024.05.20 13:42기사원문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당수파출소 소속 마동민 경장과 팀원들. (수원서부경찰서 제공)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당수파출소 마동민 경장. (수원서부경찰서 제공)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파출소 앞에 불이 났어요!"

지난 13일 오전 11시 30분쯤 한 시민이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당수파출소로 헐레벌떡 들어와 외친 말이다. 파출소 앞 건물 주차장 인근 전봇대 하부에 종이상자와 전선케이블이 뒤엉킨 가운데 불길이 치솟고 있던 것이다.

당시 근무 중이었던 마동민 경장과 팀원들은 주저없이 소화기를 챙긴 뒤 화재 현장으로 나가 진화를 시도했다.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지만, 경찰은 파출소 수도시설을 호스로 연결해 물을 뿌리고 소화기를 추가로 동원한 끝에 수 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이후 경찰은 현장을 수습하고, 정확한 화재 발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CCTV 영상으로는 발화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다. 구도상 갑자기 불이 붙는 모습만 담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실낱 같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CCTV 영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그러던 낮 12시 40분쯤 건물 대리석 벽면에 불상의 남성이 화재 현장에서 담뱃재를 털고 버리는 모습이 희미하게 비친 장면을 발견했다.

덕분에 경찰은 조기에 불상의 남성을 A 씨로 특정,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경찰은 A 씨를 실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결국 경찰의 순간적인 기지와 날카로운 눈썰미로 화재를 조기 진압한 데 이어 사건 발생 1시간여 만에 방화 용의자를 붙잡을 수 있었던 셈이다.


마 경장은 "작은 증거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경찰의 날카로움을 본여준 사례"라며 "담배꽁초 등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으니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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