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양곡법·농안법 국회통과땐 대통령에 거부권 건의"
2024.05.20 18:01
수정 : 2024.05.20 18:08기사원문
송 장관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양곡법과 농안법에 대해 '포퓰리즘',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이 폭락하면 팔리지 않은 쌀(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송 장관은 "두 법안은 특정 품목으로 과잉 생산이 나타나게 하고, 이는 수급 불안과 불안정한 가격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법을 정하려면 재정 추계를 해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생산비부터 차이가 커 정 추계를 해볼 수 없다"고 했다.
송 장관은 "농업을 경쟁력 없는 정부 의존 산업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농민이) 신품종 개발 등 수익 창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남는 쌀을 의무 매입해주고 몇 가지 품목에 대해서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 과연 농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자생력을 키워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농업의 경쟁력 자체를 정부가 계속 지원해가며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이날 작심한 듯 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적 쟁점으로 농업을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거부권 횟수를 늘어났다고 비판할 것이고, 거부권을 행사 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세울 것이다. 너무 무책임하다"고 했다. 앞서 양곡법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1호 거부권을 행사하며 한차례 폐기된 바 있다.
야당과의 타협 가능성도 낮게 봤다. 그는 "정부는 두 법안에서 '의무'라는 단어를 제외해달라고 했지만, 야당에서 의무 매입, 차액지급 의무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타협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송 장관은 현재 야당과 따로 접촉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송 장관은 대안으로 수입안정보험(가칭)을 제시했다. 그는 "수입안정보험은 수량과 가격을 같이 고려해 농가 수익을 보험방식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농안법과 달리 농가가 자기보험료를 부담하기 때문에 농가의 책임성을 부여하면서 수입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7개 작물에 대해 이 보험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농가에서 보험료의 5~20%를 부담하고, 정부가 50%, 지방자치단체가 30~45%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송 장관은 "농가에서 재해보험 또는 수입안정보험 중 선택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며 "6월 중 농가 수입안정보험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