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보험 DIY 열풍"...마이데이터로 내 보험 점검하는 시대 왔다

      2024.06.05 06:00   수정 : 2024.06.0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0대 후반에 접어든 A씨는 기존에 부모님이 가입해준 보험을 가지고 있었으나, 자신에게 발병 확률이 높은 질병을 알아보고 보험료 대비 보장이 적절한지 확인하고자 했다. 뱅크샐러드의 '가장 많이 돌려받는 보험 진단 서비스' 이용 결과 타 질환 대비 뇌·심장 보험 보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고, 특히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경우 친인척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보험설계를 받아 과한 암 보장을 줄이는 대신 뇌와 심장질환의 진단비 및 수술비 보장을 늘렸고, 월 보험료는 5만원 가까이 줄었다.



보험시장에 'DIY(직접 제작) 열풍'이 거세다. 특히 자기주도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저렴한 보험료를 통해 본인에게 특화된 질병 보장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맞춤형 보험설계 및 상품 개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고객 본인이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을 우선순위로 두는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한 시도라고 입을 모았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MZ세대들의 보험 시장 관심도는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제16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보험 가입 당시 나이가 평균 39.5세로 2018년(35.3세) 대비 4.2세 높아졌는데, 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보험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늦어진다는 의미다.


젊은 세대들이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한 보험상품의 특성도 2030세대들의 보험 가입을 가로막는 장벽 중 하나다.

이에 마이데이터 전문 기업 뱅크샐러드의 '가장 많이 돌려받는 보험 진단'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건강검진 데이터나 보험가입 내역 등의 '건강 마이데이터'로 보험료를 줄여주는 맞춤형 보험 서비스로, △건강검진 데이터 △연령 △성별 △가족력 등을 인공지능(AI)로 분석해 사용자 별 가장 주의해야 하는 질병 또는 또래보다 걸릴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안내한다. 해당 데이터로 맞춤형 보험 분석 및 영양제 추천 등이 가능하다.

현재 분석 가능한 질병은 △심장병(혈액순환) △치매(뇌건강) △위암(소화기건강) △폐암(호흡기건강) △대장암(장건강) △간암(간건강) △당뇨병(비만, 혈당) △고혈압(혈압) △백내장(눈건강) △이상지질혈증(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전립선암(남성건강) 등 주요 13개 항목이며 발병률이 높은 질병의 발병률은 어느 정도인지, 보장금액 상태가 부족한지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본인이 직접 발병 확률이 높은 질병의 보장 항목을 분석해 필요한 항목의 보장을 강화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항목의 보장을 축소할 수 있어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카카오페이의 '내 보험 진단하기'와 토스의 '부족한 보장 찾기' 서비스를 통해서도 금융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또래와 보험료를 비교하고, 부족한 보장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암·뇌·심장 등 3대 위험 질환을 포함해 실손·치아·운전·화재·사망·수술·입원·장애 등 위험 상황 발생 시 권장 보장금액 대비 내 보장금액이 얼마나 부족한지 세분화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암 보장의 경우 암진단과 고액암진단, 유사암진단 등의 항목을 나눠 현재 내 보장 현황을 보여주는 식이다.

현재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들은 이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뱅크샐러드의 경우 상담 페이지로 접속하면 법인보험대리점(GA)로 연결돼 전문 상담사에게 보험 설계를 다시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으로 상담이 이뤄져 직장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카카오페이에서도 자회사형 GA인 KP보험서비스를 통해 보험료 고민과 보험 설계 등을 전화나 채팅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력이 MZ세대들을 유입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MZ세대들에게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의사결정을 유발할 때 의미가 있다"며 "개인정보에 입각한 분석을 기반으로 보험상품을 제안하는 것은 '나'에 초점이 맞춰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 MZ세대들의 니즈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삼성화재·K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DB손보 등 대형 보험사들도 맞춤형 보험설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일부 보험설계사들의 경우 대중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 질병이 암이라는 통계자료 등에 착안해 새로 나온 암 관련 담보를 권유하는 등의 방식인데, 보험사들은 여기에서 나아가 개인별로 중복되는 담보에 대해 안내하거나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품의 가입을 권유하고, 가족력을 기반으로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에 대해 고지하는 '보장분석'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뇨·고혈압 환자 등도 가입 가능한 유병자 상품의 카테고리를 점차 세분화하는 등 '개인 맞춤형 보험' 개발 필요성도 제기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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