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연금 개혁, 21대 마지막 책무… 영수회담 용의"
2024.05.23 17:56
수정 : 2024.05.23 17:56기사원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연금 개혁,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여야는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로 조정하는데 합의를 이뤘지만 소득대체율 43~45%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5%의 정부 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안한 적 없다는 국민의힘 입장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연금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와 정부 사이에 있던 비공식적 제안을 다 밝히진 않겠다"면서도 "저희가 다 기록으로 문서로 남겨둔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을 정부·여당에 넘겼다.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앞세워 사실상 민주당의 결정을 정부·여당이 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비록 여야가 서로 맞서는 상황이라도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 만큼은 힘을 모으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자 책무"라며 "얼마 남지 않은 제21대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이란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역시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여당이 (오늘) 호응해서 여야가 합의한다면 내일 연금특위를 열어서 처리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게 안된다면 27일이나 28일 오전에라도 연금특위를 열어서 처리하면 의장께서 의사일정 중간에 중단하고 연금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강공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연금개혁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연금개혁을 이야기하며 또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안은 민주당이 주장한 안이지 윤석열 정부 안이 아니다. 민주당 안이 윤석열 정부안으로 둔갑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갑자기 국민연금 개혁안을 불과 1주일 남은 21대 국회내에 졸속 처리하자는 주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데다 민주당 안을 마치 정부·여당이 수용한 것처럼 포장하는 건 민주당측 위선이라는 얘기다.
다만 여당 일각에선 여야가 합의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국민의힘이 소득대체율 44% 절충안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1%포인트 의견 차이로 개혁이 이대로 무산돼야 하겠나"라며 "오는 28일 21대 마지막 본회의는 절차적으로 미성숙 단계에 있는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짐이 될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썼다.
한편 대통령실은 여전히 여야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을 단독으로 처리해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역대 정부 최초로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했다"며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전민경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