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충실의무’에 주주 포함돼야 선진화"

      2024.05.23 18:24   수정 : 2024.05.23 19:24기사원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법은 주식시장의 후진적 요소들을 선진화하는 것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사진)는 23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만들어 낸 결과"라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주식시장의 제도와 투자 환경이 개선돼야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가 이끄는 한국주식투자연합회는 국내 최대의 개인투자자 단체로, 지난 2019년 개인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 회원 수는 5만9000여명에 이른다.


정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상법 382조의 3 '이사의 충실의무'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에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회사로 한정하는 것이 아닌,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로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는 "현재는 주주에게 피해가 되더라도 회사에 손실을 입히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처벌을 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이를 '주주를 위하여'로 개정해 법의 근거가 남게 된다면 이사회에서 결의를 할 때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지 고려하게 될 것이고, 주주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가 됐지만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이미 미국 델라웨어주 회사법에서도 이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준에 맞춰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매도에 대한 제도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공매도는 주식을 들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올해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가 분명 순기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공매도를 불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무차입 공매도 적발 전산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전까지 공매도 재개는 시장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관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며 "특히 공매도 상환 후 1개월 동안 재공매도를 금지해야 상환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담보 비율을 동일하게 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증거금 제도 도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에 대해 공부하며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금융 문맹률이 상당히 높다"며 "묻지마 투자, 테마주 등 공부를 하지 않은 채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스스로 발전해 건강한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후진성을 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진적인 주식시장 개선을 위해 주식투자자연합회가 앞장서 의견을 낼 것"이라며 "향후 금융당국 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소규모 조직 신설 및 가동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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