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재미 다 잡은 '싱크로유', 파일럿으로 끝나긴 아깝다

      2024.05.25 07:30   수정 : 2024.05.25 07:30기사원문
KBS 2TV '싱크로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AI 커버 음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추리를 전면에 내세운 '싱크로유'가 방송 후 호평을 얻으며 정규 편성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10일과 17일 방영된 KBS 2TV '싱크로유'는 AI가 만들어낸 싱크로율 99%의 무대 속에서 목소리가 곧 명함인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직접 선보이는 환상의 커버 무대를 찾아내는 버라이어티 뮤직쇼다. 유재석의 새로운 '음악 예능'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싱크로유'는 2부작 파일럿으로 제작돼 시청자들을 찾았다.



특히 '싱크로유'는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AI 커버 음원'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AI 커버 음원'은 저작권 침해 문제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으나, '싱크로유'는 사전에 가수들의 동의를 얻은 음원만 방송에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AI 커버'를 지상파에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씻기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기대 반, 걱정 반 속에 시작한 '싱크로유'는 방송을 통해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박정현, 10CM 권정열, 임재범, 이무진, 김경호, 에일리를 드림 아티스트로 내세운 첫 회에서 출연진은 오감을 동원해 진짜 가수의 목소리와 'AI 음원'을 구분지으려 했다. 추리단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진짜 가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률은 반반이었다. 싱크로율 99%에 달하는 'AI 음원'과 추리에 혼란을 주기 위해 음원과 비슷하게 노래하려 노력하는 가수들, 그 사이에서 정답을 맞히려는 출연진의 추론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더불어 이와 함께 공개되는 무대들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정현의 '밤양갱', 이무진의 '휘파람'은 AI라고 착각할 정도로 똑 떨어지는 라이브가 MC들을 혼돈에 빠트렸다. 10CM와 김경호는 정체를 감추려 했으나, 가창력이 돋보이는 라이브로 추리에 도움을 줬다. 또한 임재범과 에일리의 'AI 음원'은 가창자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두 번째 방송에서도 비슷한 추리 과정이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김정민이 드림 아티스트로 등장, 르세라핌의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를 그만의 스타일로 맛깔스럽게 불러 호응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AI 음원'은 추리에 어려움을 주는 수단으로 활용될 뿐, 오히려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듣는 이들을 헷갈리게 하는 가수들의 능력, 그럼에도 감출 수 없는 감성 등이 더욱 주목 받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 역시 진짜 가수들의 무대가 좋다고 호평을 쏟아내며, 프로그램의 정규 편성을 응원했다.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2049 시청률 역시 '싱크로유' 1, 2회는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KBS 예능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싱크로유'가 호응을 얻는 이유에 대해 연출을 맡은 권재오 PD는 최근 뉴스1에 "유재석을 중심으로 꾸려진 MC들의 신선한 케미스트리와 더불어, 팬들이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커버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즐거움 덕에 호응을 얻었다고 본다"라며 "직접 녹화에 참여한 MC들과 가수들이 진심으로 신기해하고 재밌어했다, 그런 부분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방송 전부터 우려되는 부분인 'AI 음원'에 대해서는 "AI 커버에 대한 우려는 목소리를 허가 없이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제작진 또한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사전에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가수가 직접 동의한 부분에 한해서만 커버를 제작했었다"라며 "(정규 시즌을 제작할 기회가 있다면) 가수들의 오리지널리티가 훼손되지 않는 방향을 고민하며 제작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가수들은 본인 AI 목소리를 무척 흥미롭게 받아들여 주셨고 만약 정규가 된다면 무조건 다시 나오고 싶다고 수차례 말해주신 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색다른 음악 예능으로 떠오른 '싱크로유'를 정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권 PD는 "신선한 포맷 덕분에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만약 정규 시즌을 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많은 변주와 도전을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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