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않고 끝까지 해냈다… 배소현, 154번째 대회서 첫승

      2024.05.26 18:39   수정 : 2024.05.26 18:39기사원문
무려 154번째 대회에서 차지하는 우승컵은 어떤 기분일까. 배소현(30)이 생애 최고의 날을 맞이했다. 153전 154기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승을 따냈다.

배소현은 2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낸 배소현은 2위 박도영(6언더파 210타)을 3타 차로 따돌리며 정규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안았다. 배소현의 이날 우승은 참가 대회 수를 기준으로 역대 7번째로 오래 걸린 우승이다.
이 부문 1위는 지난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279번째 출전만에 우승한 박주영이다.

우승상금 1억6200만원을 손에 넣은 배소현은 지난 시즌 획득한 상금(3억1481만원)의 절반 이상을 한 번에 벌어 들였다. 이로써 올 시즌 상금 순위 10위(2억4242만원), 대상 포인트 10위(109점)에 올랐다.

배소현의 첫 우승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이겨내야 했다. 2011년 10월 KLPGA에 입회한 배소현은 5년간 2·3부 투어인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를 전전해야 했다. 2016년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정규투어에 진출했다. 하지만 1부 투어 여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배소현은 첫 2년간 49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상금 순위 100위대에 그쳤고, 결국 2019년 드림투어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배소현은 좌절하지 않고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냈다. 2020년 정규투어에 복귀해 2021년부터는 매 시즌 톱5에 진입하며 상금 순위에서도 30위권을 지켰다. 올 시즌도 9개 대회에서 8차례 컷 통과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더니 시즌 10번째 대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냈다. 그 사이 박도영은 버디 4개를 몰아치며 배소현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기세가 오른 박도영은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한데 이어, 11번 홀(파4)에서 40m짜리 이글 샷에 성공해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승은 박도영이 유력했다. 배소현의 첫 우승은 또 다시 무산되는가 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박도영이 스스로 무너져버렸다.

박도영은 13번 홀(파4)과 14번 홀(파3), 15번 홀(파4), 16번 홀(파3)에서 계속 보기를 쏟아냈다. 4연속 보기를 하며 4타를 잃어버리는 부진에 빠진 것이다. 우승 경쟁에서 4연속 보기를 하고 우승할 수는 없었다. 반면, 배소현은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뒤 17번 홀(파4)에서도 환상적인 버디 퍼트를 완성시키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다. 박도영은 3타 차 2위로 대회를 마쳤고 박민지, 박결, 노승희, 황정미가 공동 3위(5언더파 211타)에 자리했다.

공동 3위를 차지한 박민지는 KLPGA 투어 통산 상금 1위에 올랐다.
상금 4612만5000원을 받은 박민지는 통산 상금 57억9778만3448원을 기록, 이 부문 종전 1위 장하나(57억7492684원)를 제쳤다. 장하나가 통산 상금 1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2018년 4월 29일 이후 2219일 만이다.
박민지는 2021년, 2022년 내리 6승씩 따내며 한 시즌 획득 상금 1위(15억2137만4313원), 2위(14억7792만1143원) 기록을 차례로 작성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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