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간 바다에 가라앉은 '27조원'…"금은보화만 200톤"
2024.05.28 06:54
수정 : 2024.05.28 06: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00여년간 카리브해에 잠들어 있던 스페인 보물선 '산호세' 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온 콜롬비아 정부가 탐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카르타헤나 앞바다 해저 900m에서 침몰한 채 발견된 산호세 호 주변 해역을 '고고학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 원격 센서와 잠수 로봇 등을 활용한 1차 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1차 탐사 과정에선 유물 인양이 이뤄지지 않지만 이어질 2차 탐사에서는 산호세 호의 잔해에서 고고학적 유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콜롬비아 정부는 설명했다.
산호세 호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1683∼1746년)의 함대에 속해있던 범선이다. 1708년 6월 영국 함대와 전투를 벌이다 침몰했고, 600명의 선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산호세 호에는 당시 스페인 식민지였던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가져온 200t가량의 금과 은, 에메랄드 등이 실려 있었다. 이러한 보물의 현재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27조2500억원)로 추산된다고 BBC는 전했다.
카리브해에 가라앉은 여러 보물선 중에도 가장 많은 보물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이 배의 위치가 정확히 확인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하지만 그 소유권을 둘러싼 국제적 분쟁은 한참 전부터 시작됐다.
1980년대 산호세 침몰 지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미국 인양업체가 콜롬비아 정부와 보물 지분을 놓고 오래 소송을 벌였고 미국 법원은 2011년 콜롬비아의 손을 들어줬다.
2015년 콜롬비아 정부가 "사상 최대의 발견"이라며 산호세호 발견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에는 스페인 정부도 소유권을 주장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영해에서 발견된 만큼 산호세 호는 자국의 국가유산이란 입장이다.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은 '산호세 호의 심장을 향해'란 이름이 붙은 이번 탐사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