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구속으로 폐업..흔치않은 일" 김호중 사태에 투자사도 '날벼락'

      2024.05.28 10:23   수정 : 2024.05.28 18: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사람의 잘못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이 다수의 사람과 기업에 적지않은 손해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운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과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야기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소속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여, 협의 시 어떠한 조건도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사실상 폐업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암시한 것이다.

■ "대표 구속돼 폐업..흔치 않은 일"
생각엔터테인먼트에는 배우 손호준, 김광규, 가수 금잔디, 안성훈 영기 정다경, 셰프 정호영,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이동국, 개그맨 허경환, 방송인 한영, 김승현, 보이그룹 티에이엔 등이 소속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워서 폐업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이렇게 불미스런 일로 폐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소속 아티스트 입장에선 날벼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자의 경우 회사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도록 소개를 해주거나 기존에 있던 매니저가 독립을 해서 함께한다든지 하는 방식도 가능한데, 이번 건은 대표가 구속되는 일이라 그런 조치가 잘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부연했다.


업계 특성상 특정 연예인이 계약이 종료되면 러블콜을 보내는 경우가 흔해서 인기 스타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인지도가 낮으면 다음 소속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요즘 배우 매니지먼트 쪽은 영화, 드라마에 대한 투자가 축소돼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생각엔터 지분투자한 카카오엔터, SBS미디어넷 타격 불가피
생각엔터테인먼트에 지분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BS미디어넷은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엔터는 2018년 이광득 대표와 최재호 이사, 정찬우 3인이 공동설립했다. 2023년 12월 기준 생각엔터의 지분 구성은 최재호(29.7%) 이사, 이광득 대표(28.4%), 개그맨 정찬우(28.3%), 카카오엔터(10%), SBS미디어넷(3.6%) 등으로 되어 있다.

이광득 대표는 SBS 공채(9기) 코미디언 출신으로 과거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형님뉴스’, ‘비둘기합창단’ 등의 코너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김호중의 외사촌 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2년 "음악 유통 등 사업적 협력을 위해" 생각엔터에 지분 투자했다. 지분 평가액이 당시 기준 80~100억원(10%)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미디어넷은 지난해 11월 생각엔터의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당시 SBS미디어넷은 생각엔터의 기업가치를 1000억원 정도로 책정하고 지분 3.6%(약 30억원)를 인수한 것으로 보도됐다. 생각엔터는 “SBS미디어넷과 앞으로 콘텐츠 제작 등 다각도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28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생각엔터가 폐업할 경우 카카오엔터와 SBS미디어넷 등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공연 강행 이유? 선수금 때문
이번 사태로 김호중 소속사가 물어야 할 돈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생각엔터의 작년 매출은 약 188억원으로, 전년(256억원) 대비 68억원 가량 줄었다. 특히 현금성 자산은 약 1/6이나 쪼그라들었다. 2022년 94억이던 현금성 자신이 작년 말 16억원이 된 것.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이 30억원, 한 회사에 투자한 돈은 60억원에 달했다. 어디에 투자했냐면, 글로벌 팬덤 플랫폼 스타플래닛을 운영하는 스튜디오엠앤씨에 60억원을 투자했다. 김호중은 해당 플랫폼에서 진행한 트로트 부문 스타 차트에서 작년 3월부터 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미리 받아둔 것으로 보이는 ‘선수금’이 약 126억원에 달했다. 그러니까, 공연 등이 취소되면 고스란히 빚이 되는 돈이다. 박재영 세무사는 JTBC에 "김호중이 계속해서 수익을 낼 것으로 생각하고 2023년에 돈을 그만큼 많이 썼을 것"이라며 "100억원이 되는 선수금을 환불해 주기엔 회사 재정이 상당히 힘들 것"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김호중이 여론의 뭇매에도 콘서트를 강행한 것은 이 환불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날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나마 같은 공연의 23일 무대엔 섰다. 6월 1~2일 김천 공연은 취소됐다.

이러한 가운데 생각엔터의 사옥이 매물로 나올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생각엔터의 서울 강남 청담동 사옥의 평가금액은 토지(34억5000만원)와 건물(41억7000만원)을 합쳐 76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편 생각엔터는 앞서 "이번 사태를 통해 피해를 입은 모든 협력사에게도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얼마나 책임을 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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