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이탈표 막아 낸 與…레임덕 위기 일단 진화

      2024.05.28 18:43   수정 : 2024.05.28 18:50기사원문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재표결 절차를 밟은 채 상병 특검법이 끝내 부결되며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정부·여당이 한시름 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적잖은 여당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오히려 야권 내 일부 이탈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 초반부터 맹렬하게 대여 공세를 펼치려던 야권의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채 상병 특검법은 28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재석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 296명 중 구속 수감돼 있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22대 총선 공천 국면에서 당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민주당을 떠난 이수진 무소속 의원(서울 동작을)을 제외한 294명이 참석했다.
이에 범여권은 115명(국민의힘 113명에 황보승희 자유통일당·하영제 무소속 의원), 범야권은 179명으로 계산되는 가운데 범야권이 모두 찬성표, 여당에서 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5명(김근태·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많아 봐야 여권에서 반대·무효가 110표만 나와야 한다. 그런데 반대와 무효를 합쳐 115표가 나오자 오히려 야권에서 일부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 공천 결과 등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의 이탈표가 꽤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해석하기 굉장히 난해한 결과”라면서도 “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고 얘기했던 것이 현실화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때 재의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긴장 상태에 놓여 있던 정부·여당은 당장은 한시름을 놓게 됐다.
부결이어도 무효표가 많이 나왔다면 여권은 여진에 시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지난해 2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 1차 체포동의안은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됐다. 비록 부결이었지만 찬성이 반대보다 많고 기권과 무효를 합쳐 20표가 나오자 후폭풍이 상당했고 이후 2차 체포동의안은 가결되는 상황까지 갔다.
그때와 여야 입장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이번 표결에서는 여당이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정부·여당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은 일단 막았고 불확실성이 약간은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일단은 대통령과 용산의 (여당에 대한) 그립감이 어느 정도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평론가는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다시 추진한다고 해도 여당 이탈표가 (마지노선인) 8표를 넘기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여당 이탈표가 7표 이상이 나왔을 경우에는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대통령 레임덕 같은 얘기가 더 가열하게 나올 가능성이 컸다”며 "(여권이) 당장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
이는 당이 대통령과 일단은 같이 가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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