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로 배우 로버트 드 니로 "트럼프는 세계 파괴" 맹비난

      2024.05.29 10:00   수정 : 2024.05.29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십 년 동안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미국의 원로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형사 재판 평결을 앞두고 그를 맹렬히 비난했다. 드 니로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파괴한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진영에서는 절박한 민주당 정부가 “한물간 배우”까지 동원한다고 조롱했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드 니로는 2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프에서 집회 참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드 니로는 "바이든 정부가 내게 (법원 앞에) 가라고 요청했고, 나는 '그래, 가서 뭔가를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면 우리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자유에 작별 인사를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고,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트럼프는 이 도시뿐만 아니라 이 국가를 파괴하길 원하고, 결국에는 세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80세인 드 니로는 영화 '대부 2'로 1975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성난 황소'로 198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원로 배우이며 강성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이 받는 최고 명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드 니로는 같은해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에게 “개, 돼지, 사기꾼, 협잡꾼”이라며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드 니로는 2018년 미 의회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등 주요 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폭탄 소포를 받기도 했다.

그는 올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으며 지난 24일 공개된 바이든 선거 광고의 내레이터를 맡았다. 드 니로는 광고에서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고 무너졌다"며 "필사적으로 권력을 잡으려고 하며 현재 그는 재출마에 나섰다. 이번에는 독재자가 되어 헌법을 폐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28일은 트럼프가 기소된 첫 번째 형사재판의 최후변론일이었다. 트럼프는 현재 4건의 형사 기소를 받고 있으며 재판이 시작된 사건은 1건이다. 미 뉴욕 법원은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성추문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회사 돈을 끌어 쓰면서 문서 조작 및 선거법 위반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 지난 4월부터 재판을 시작했다. 12명의 법원 배심원단은 29일부터 트럼프의 유죄 여부를 다루는 평결 심의를 시작하지만, 의견이 엇갈려 심의가 길어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평결 날짜를 예상하기 어렵다.

트럼프 지지자들 역시 28일 법원 앞에 몰려들었다. 트럼프 선거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 고문은 "바이든은 전국적으로 패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바이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한물간 배우를 내세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같은날 법원 밖에서 드 니로가 “영화 출연한 지가 오래돼 주목을 끌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녀 사냥이 벌어지는 현장 맞은편에서 시위하는 것은 재판이 정치적이라는 점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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