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오물풍선에 이어 SRBM 무더기로 쏜 북한, 무엇이 급했나?(종합2)
2024.05.30 13:58
수정 : 2024.05.30 13:58기사원문
북한이 지난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실은 발사체를 쐈다가 공중 폭발로 실패했고 28일 밤부터는 GPS 전파 교란과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데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무더기로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17일 300㎞를 날아간 단거리 1발에 이어 13일 만으로, 북한이 10여발을 한꺼번에 무더기로 도발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6시 14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며 "군은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사일들은 35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된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 도발과 오물풍선을 대거 한국에 보내는 저강도 도발에 이어 SRBM 추정 발사체를 무더기로 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한 것은 사실상 북한의 도발 유형이 이미 바닥난 상태에서 충격요법을 끌어올리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대규모 SRBM 도발에 나선 것은 유사시 한국의 침공 시나리오를 현장에서 적용하는 차원의 연습으로 개전초 한국의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도발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소위 서프라이즈가 필요한데 북한은 이미 도발 카드를 대부분 소진해 이러한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측면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최근 도발 양태는 한국정부를 상대로는 인지전을 펼치고 한국사회를 겨냥해서는 남남갈등을 노려보는 셈법"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라는 사고는 한국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는 북한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과 북한은 경제력, 문화력, 기술력 등 총체적 국력에서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남풍선으로 한국사회가 흔들리는 상황은 붉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일반국가와는 거리가 먼 은둔국가 북한을 이끄는 김정은 정권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격 실추만 초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남풍선 도발을 통해 북한은 기대효과를 거두기는커녕 되레 북한의 오물풍선을 날리면서 앞으로 한국의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내는 것에 딴지를 걸지 못하는 자충수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남풍선에 담을 아이템이 오물, 폐기물 쓰레기를 넘어 폭발물·병원체 등을 포함해 민간피해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응용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한국군은 북한의 오판 부상을 막기 위해서 군사현시 등의 후속조치를 구체화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 외 미국과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3위권의 신경작용제 VX를 포함해 2500~5000t의 대규모 생·화학 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