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전사 김희정 중위 신원 확인, 70년 만에 주인 찾은 무공훈장

      2024.05.30 15:58   수정 : 2024.05.30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30일 지난 2022년 경상북도 칠곡군 가산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고(故) 김희정 중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김 중위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국군 제1사단 15연대 소속으로 '가산-팔공산 전투'에 참전해 입대한 지 보름 만에 27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이날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국유단은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은성 화랑무공훈장'과 호국영웅 귀환 패와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친조카 김창식 씨는 “눈시울이 뜨겁고 가슴이 멍합니다.
젊은 날 꽃다운 청춘에 장가도 가지 못하고 일제강점기 때 타국살이에 해방 이후 6·25전쟁까지 참전해 전사한 삼촌의 삶이 안타깝습니다”라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토록 그리던 삼촌의 유해를 국립묘지에 잘 묻어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인은 1923년 6월, 3남 1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전사자는 젊은 시절 일제강점기 때 가족과 함께 만주에서 타국살이를 하다가 해방 이후 경남 창녕군에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었다.

해방 이후 국방경비대에 입대해 부사관으로 복무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제1사단 15연대 소속으로 참전하였고, 1950년 9월 5일 ‘가산-팔공산 전투’ 중 현지에서 장교로 임관했다.

가산-팔공산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의 동쪽 측면을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전투로, 국군 제1사단이 1950년 8월 30일부터 9월 22일까지 경북 칠곡 일대에서 대구로 남하를 시도하던 북한군 1사단의 공세를 저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 전투로 기록돼 있다. 이러한 전투 공적으로 김 중위는 1954년 10월 25일 은성 화랑무공훈장 증서가 수여되었으나 그동안 유가족에게 전달되지 못하다가 이날 전달됐다.

김 중위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지난 2000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3명으로 늘었으며 그중 장교는 총 6명이 됐다.

국유단은 국군 장병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발굴한 고인의 신원확인은 참전용사의 증언과 민·관·군 협업을 통해 이뤄진 유가족의 시료채취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난 2022년 9월 경북 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인근 야산에서 고인의 유해 수습 당시판초 우의와 다수의 국군 유품을 착용 및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육군 제39보병사단 소속 예비군 지휘관이 국유단에서 받은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조카 창식 씨를 찾아냈고 유전자 시료 채취 및 분석을 통해 고인과의 가족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국유단은 "6·25 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촉구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신청할 수 있고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