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CBDC 도입으로 인한 '결제 수수료 제로' 시대 대비해야"
2024.05.30 16:02
수정 : 2024.05.30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 신용카드 업계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결제 수수료가 없는 시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저비용의 쉽고 간편한 금융결제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KOCAS) 춘계 세미나에서 'CBDC 도입에 따른 카드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CBDC는 현금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는 법정 화폐 및 디지털 지급 수단을 일컫는다. △현금 사용 감소에 따른 비효율 극복 △모바일 기기 사용 증가 △온라인 상거래 증가 △지급 및 중개 수수료 이슈 △스테이블 코인 등 다양한 지급결제 수단 증가 등이 등장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CBDC는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범용 CBDC와 금융기관 자금 거래 및 최종 결제를 위한 기관용 CBDC로 나뉘며 범용 CBDC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중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이 실험 및 시범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 2020년 CBDC 연구 조직이 설립한 후 2022년 6월까지 CBDC 모의 실험 연구를 완료했으며, 이후 같은 해 12월에는 금융기관과의 연계 실험을 마친 상태다. 오는 4·4분기에는 일반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카드 회사 등 지급결제 기업들의 가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지급결제 회사들의 주가는 202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했으며, 2020년~2022년에는 17%를 기록한 매출 성장 기대치 역시 2022년~2024년에는 10%로 하락했다. 채 교수는 "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참여자들이 증대했고, 경쟁이 심화된 와중에 성장률은 축소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CBDC가 도입될 경우 지급결제 관련 수수료가 0에 수렴하고, 예금의 필요성 감소로 인해 자본 조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현재 카드사들은 CBDC 도입에 발맞춰 생존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비자의 경우 CBDC를 기존 결제 시스템에 연계 가능하도록 지원 기능을 제공하고, 마스터카드는 네트워크 차원의 비대면 본인인증(KYC) 및 금융범죄 추적 시스템인 '트레이스 파이낸셜 크라임(Trace Financial Crime)'과 금융사기 방지 솔루션 '세이프티 넷(Safety Net)'을 제공한다.
채 교수는 "CBDC는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지급결제 수단이므로 여기에서 사기가 발생하면 정부가 해결을 해야 하므로 보안·사기·횡령 등 리스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CBDC 생태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개발 및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카드사들이 '결제 수수료 제로(Zero)'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채 교수는 "카드사가 디지털 지갑 산업을 눈여겨보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사용자 중심의 편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