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뇌전증' 유명인 병역 면탈 도운 브로커 항소심 징역 5년
2024.05.30 17:14
수정 : 2024.05.30 17: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허위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도록 해 연예인·운동선수 등의 병역 등급을 낮추거나 면제를 도운 혐의를 받는 브로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맹현무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구모씨(47)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13억 7987만 원의 추징금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있으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병역 의무자들과 실제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허탈감을 줬다"며 "2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바뀐 부분을 고려해도 1심 선고 형량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과 최석배(래퍼 나플라)가 서초구청 공무원과 공모해서 출근을 안 하고도 정상 출근한 것처럼 공모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구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허위 뇌전증 증상 등을 꾸며내 병역을 감면 받거나 면제 받게 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씨의 의뢰인 중에는 래퍼 라비,나플라, 배구선수 조재성, 축구선수 김명준·김승준 등 유명 연예인·운동선수가 다수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차리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병역 의무자를 위한 상담 카페를 개설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만든 시나리오에 맞춰 발작 등을 호소하게 하거나 우울증 증세를 과장하도록 지시해 의뢰인의 병역 면탈을 도왔다. 구씨는 과거 행정사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병역 면탈 시나리오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