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타고… 시총 10兆 불어난 한미반도체
2024.05.30 18:33
수정 : 2024.05.30 18:33기사원문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한미반도체 주가는 6만1700원에서 16만5300원으로 167.91% 뛰었다. 시가총액은 16조330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58억원) 대비 10조원 넘게 커졌다.
시총 순위도 크게 상승, 코스피시장 시총 24위다. 지난해 말 60위에서 36계단이나 올라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주가 2만원, 시총 2조원대에 불과했던 한미반도체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게 된 배경에는 엔비디아가 있다.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가 HBM3를 독점 공급하는데 한미반도체는 HBM의 부품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올해는 미국 마이크론 수주에 성공하면서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최근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자 투자심리가 더욱 몰리는 분위기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283% 늘어난 287억원으로 본격적인 성장의 신호탄을 쐈다.
AI 열풍에 HBM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향후 실적도 장밋빛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체 D램 비트(bit)에서 HBM 점유율이 지난해 2%에서 올해 5%로 증가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2·4분기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2.89% 증가가 예상된다.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109.78% 늘어난 642억원이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TC본더 매출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수주에 힘입어 내년 3000억원대 후반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HBM 선두 업체향 공급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후발업체들의 장비 요청도 늘어나고 있어 글로벌 고객사 확장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실적성장이 뒷받침하고 있어 고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8.62배다. 통상 PER이 30배를 넘으면 고평가라는 지적을 받는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대만의 TSMC나 SK하이닉스 등이 확정한 내년도 HBM 수주물량이 올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HBM 시장의 성장성 등에 기반해 실적이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주가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