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큰 싸움" 촛불 든 의사들…시민들 '한숨'

      2024.05.31 05:20   수정 : 2024.05.31 0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이 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100일 넘게 전공의 집단 이탈을 경험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의사들은 정부를 향해 총력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6월부터 큰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투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대한문 앞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의사와 의대생, 학부모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보건복지부 사망’, ‘한국 의료 사망’, ‘의학교육 사망’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무너진 의료정책에 국민도 의사도 희망이 없다”며 “윤석열 탄핵”이란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여기에 같은 시간 부산 해운대 구남로 광장과 대구 동성로, 대전 시청 보라매 공원 등 6개 시도에서도 의사들은 촛불집회를 열었다.


의협은 일방적인 의대 정책 때문에 의료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는 의료현장의 말을 무시한 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일방통행과 폭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제 후배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육농단, 의료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며 “전공의, 학생, 교수뿐 아니라 이제는 개원의와 봉직의까지 본격적으로 큰 싸움에 나와줘야 한다”고 했다. 임 회장이 “시민과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일의 선봉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애도사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고집에 의해 의료현장 지켜온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대생은 휴학 후 돌아올 기미 없다”며 “교수님들이 버티고 계시지만 이제는 정말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한복판에서 감히 한국 의료가 죽었다는 선고를 내린다”며 “한국 의료를 되살리는 횃불이 되도록 교수, 전공의와 학생을 포함한 모든 의사가 동참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본 시민들은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자신이 현재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서, 진료 자체가 어려워 병원 가기를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하루 빨리 의료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 대화로 잘 해결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제49차 회의에서 현장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복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구제책을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환자와 본인 자신을 위해 복귀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이날 각 대학의 2025학년도 정시·수시모집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이 공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 사항’에 따르면 전국 의대 39곳(차의과대 제외)의 선발 규모(정원외 포함)는 전년도 3113명에서 4610명으로 1497명 늘어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