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44조원 규모 2나노 칩 양산 자금조달 위해 보증 선다
2024.05.31 05:54
수정 : 2024.05.31 05:54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 대출 시 정부 보증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에 정부가 보증을 서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데다 법적 근거도 불분명한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이날 회의를 열고 라피더스에 정부 보증을 제공하기 위한 법적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총 9200억엔(약 8조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사업 계획대로 2027년 최첨단 2나노 제품을 양산하려면 모두 5조엔(약 44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자 이 같은 대처를 세운 것이다.
일본 대기업 컨소시엄 기업인 라피더스는 신생 업체로 대출 실적이 없어 융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걸림돌이었다.
일본 정부의 주도로 출범한 라피더스에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대기업 8곳이 출자에 참여했다. 다만 출자 규모는 73억엔(약 64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7년 양산을 개시하려면 2025년까지는 제조 장비를 주문해야 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정부 보증이 제공된다면 사업 위험 때문에 라피더스에 융자를 꺼리던 은행권의 대출이 원활해질 수 있다.
닛케이는 "개별 기업에 정부 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법적 근거 마련을 둘러싸고 반대 목소리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의 주도로 2022년 11월에 설립된 업체다. 2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2나노 반도체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잡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