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의 우크라 파병설에 "이미 알아, 입장 밝혀야"

      2024.05.31 14:05   수정 : 2024.05.31 1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정부가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파병 준비를 이미 알고 있다며 정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관계자들은 프랑스가 이르면 다음달 프랑스 훈련 교관들을 우크라에 보내는 계획을 발표한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우크라에 군대를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달 3일에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프랑스 정부가 분쟁에 전문적인 군인들을 투입하는 것을 감추려고 하고 있지만, 우크라 정부는 고의적으로 국제적인 지원과 실패한 징병 계획을 강화하기 위해 그러한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우크라 정부가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게 훈련 교관 파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크라는 15만명 규모의 징집병을 신속하게 훈련하여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나토의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미국은 전쟁 전까지 우크라 서부 야보리우에서 나토의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했으나 개전 이후 교관을 철수했다. 현재 미국과 나토 회원국은 폴란드와 독일 등에서 우크라군 훈련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크라 병력을 해외에서 훈련하는 방식은 보급과 이동, 피로도 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군 관계자들은 우크라 내부에서 직접 훈련을 진행하면 최신 전선 정보를 적용해 훈련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군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지난 27일 프랑스군의 교관이 우크라 훈련소를 방문하여 현장을 시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우크라 국방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나토가 우크라에 직접 군인 교관을 보내 훈련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나왔다. 특히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월 사이 러시아의 진격을 막기 위한 지상 작전을 언급하며 파병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 다른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와 직접 충돌을 우려하며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롱이 보다 적극적인 나토를 원한다고 진단했다. 나토가 스스로 제한을 걸어 행동하면,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 지원 정도를 짐작해서 그에 맞는 전략을 꾸미기 때문에 이를 방해해야 한다는 논리다. WSJ는 30일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이 다음달 6~7일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을 이용해 교관 파병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초대를 받았다.

마크롱은 프랑스 외 다른 유럽 국가와 함께 연합으로 교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앞서 가브리엘리우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에 이미 자국 교관들이 우크라에 배치돼 있었다며 "우리는 프랑스가 주도하는 연합에 합류해 우크라에서 군인을 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자하로바는 파병설에 대해 "이제 프랑스 정부는 모호한 표현 뒤에 숨지 말고 이 정보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앞서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하여 우크라에 제공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인 스칼프(영국명 스톰 섀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하로바는 "기술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장거리 스칼프 미사일을 목표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교관이 필요하다"며 서방이 이미 우크라에 군인들을 보냈다고 암시했다. 자하로바는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 역시 우크라에 파병 가능성을 내비쳤다며 “이는 우크라와 관련된 초기 계획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증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이제 작전을 이어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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