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제트스키타고 14시간 달려 밀입국한 중국인, 항소심도 '집행유예'
2024.05.31 13:38
수정 : 2024.05.31 13: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인천 앞바다를 건너 밀입국하려 한 30대 중국인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2-1부(차승환 부장판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취안핑씨(35)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취안핑씨는 지난해 8월16일 오후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일 오전 7시께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중국 산둥성 일대에서 출발한 그는 나침반과 망원경을 보며 14시간 만에 300㎞가량 떨어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도착했다.
취안핑씨는 갯벌에 제트스키가 빠지자 소방 당국에 구조 요청 신고를 했으며, 해경에 의해 체포됐다.
앞서 취안핑씨는 2021년 9월1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혐의(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1년 6개월 복역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 국제연대활동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취안핑씨가 인권 운동가라고 주장했다.
취안핑씨는 1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며 한국 정부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으며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밀입국 시도가 정당 행위나 긴급피난이라고 주장했지만, 제트스키가 전복될 위험에 빠지자 신고했다"며 "해양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입국 목적을 물었을 때 '단순한 모험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은 정치적 견해와 관련한 박해나 공포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향후) 난민 심사 절차에서 인정받는다고 해도 그런 사정으로 피고인의 밀입국 시도가 적법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도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