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와 게임
2024.06.01 07:00
수정 : 2024.06.01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30일,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개원 기념으로 최근 3대 국회에서 발의된 게임 및 이스포츠 법안부터 톺아보자. 먼저 19대 국회에선 게임법 개정안이 총 21건 발의돼 4건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스포츠진흥법은 직전 18대 국회에서 제정된 탓인지 개정안 발의가 2건에 그쳤고, 이 중 한 건이 통과했다.
게임법안 발의 수는 21대 국회에서도 증가세가 계속됐다. 총 43건의 게임법 개정안이 생산돼 16건이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스포츠진흥법 개정안 발의는 12건으로 20대 국회 대비 두 배를 기록했으나 통과는 한 건에 그쳤다.
개인적으로도 게임과 이스포츠에 대한 국회의 관심이 커지는 것을 체감한다. 단순히 법안 발의수만 많아진 것이 아니다. 담론 형성이 잦아졌다. 시간이 갈수록 게임 주제 토론회 홍보 포스터가 자주 눈에 띄었고, 관련 질의도 부쩍 늘었다.
주목할 점이 또 있다. 과거에는 국회에서 게임 ‘산업’ 중심의 법안 발의가 주를 이루었지만 21대 들어선 게임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21년 1월부터 2월까지 이어진 ‘게임이용자 트럭 연쇄 시위’가 계기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게이머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됐고, 정치권도 이용자 관점의 정책 논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2022년 10월 29일 게임물관리위원회 감사원 감사 청구를 위한 서명 접수였다. 게임이용자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 위해 기꺼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감사원 국민감사청구 접수를 위해서는 18세 이상 300명의 수기 서명이 필요한데, 무려 5489명이 운집했다. 서명 대기 줄이 너무 길어 국회를 한 바퀴 감싸는 진풍경까지 볼 수 있었다.
의원실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와 수 천 명의 서명이 더해지자 감사원은 감사를 착수했고, 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어 게이머들의 울림에 국회는 확률형 아이템 법안 통과로 화답했다.
예상컨대 22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질 것이다. 환영할 일이나 주의할 점도 있다. 실현가능성은 따져보지 않고 게이머 ‘표’만 의식한 포퓰리즘식 법안과 발언들이 양산될 수 있다. 호되게 꾸짖어 주셔야 한다.
아울러 게임이용자 권익 강화 외에도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한 이슈들이 많다. 게임이용장애질병코드 국내 적용 여부, 중국의 게임동북공정, 21대 국회에서 심사하지 못한 게임법 전부개정안 등 주제도 다양하다. 이 문제들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답답할 수 있다. 그렇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꾸짖을지언정 감시의 눈을 거두어선 안 된다. 정치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그리고 22대 국회를 움직이게 만드는 최고의 원동력은 여러분의 관심이다.
/정리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