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육군훈련소장 "훈련병 사망, 육군 변명 여지 없어"
2024.06.01 16:53
수정 : 2024.06.01 16:53기사원문
고성균(66·육사 38기) 전 육군훈련소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직 육군훈련소장이 본 훈련병 순직사건' 영상을 올렸다.
고 전 소장은 이번 사건이 지휘관의 성별과는 관계없이 '규정 위반'과 '안일한 태도'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회사에 사규가 있듯이 육군에는 육군 규정이 있는데 이를 중대장이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 일은 전적으로 육군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고 전 소장은 "밤에 소란스럽게 떠든 것이 완전군장으로 군기훈련을 시킬 사안이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군기훈련 시 완전군장은 할 수 있지만 뜀걸음, 구보는 하지 못하게 돼 있는 규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착순'이 일제강점기 일본군 잔재로 군대 내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문화임에도 이를 행한 데 대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고 전 소장은 "안타까운 것은 훈련병이 들어온 지 9일밖에 안 됐다는 사실"이라며 "신체적으로 단련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군기훈련을 해 동료가 중대장에게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보고를 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지속했다는 것은 간부의 자질이 대단히 의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서 중대장이 여성인 탓에 사건이 일어났다는 취지의 여론이 형성되는 데 대해서는 "지휘관이 여자냐 남자냐를 떠나 규정된 군기훈련 지침을 무시하고 임의대로 무리하게 군기훈련을 시킨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정 위반으로 일어난 일을 성별 문제로 해결하려고 하는 건 우리 군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며 이 같은 여론은 경계했다.
'강한 훈련이 강한 장병을 만드는 거 아니냐', '젊은 친구들이 나약해서 그 정도에 쓰러지느냐' 라는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과거의 기준을 갖고 지금의 훈련병과 병사들을 재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소장은 강원 정선군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 생도대장과 31사단장, 제2작전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장 등을 지냈으며, 육군교육사령부 교훈부장을 끝으로 전역한 뒤 숙명여대 안보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