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차 대남 오물풍선 서울·경기서 90여개 식별 "앞선 오물풍선과 동일 내용물"(종합)
2024.06.01 23:30
수정 : 2024.06.01 23:30기사원문
북한이 '오물풍선'을 띄워 다시 1차 쓰레기 살포 때와 유사한 내용물을 담은 공세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후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오후 11시 현재 서울·경기지역에서 90여 개의 오물풍선을 식별해 조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현재까지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지난 28일에서 29일까지 부양한 풍선의 내용물과 유사한 담배꽁초, 폐종이, 비닐 등 오물·쓰레기 등"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오물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군에 따르면 풍선 10여 개가 북측에서 남하하다가 오후 8시 45분쯤을 전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시작했으며, 주로 경기도 쪽으로 넘어왔다.
군 관계자는 "더 날아올 가능성이 있어서 감시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의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 차원이라며 지난달 26일 대남 풍선 살포를 예고했다. 이후 28일 밤부터 오물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날렸다. 풍선에는 오물이 담긴 대형 비닐봉지가 달렸고, 풍선과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게끔 타이머와 기폭 장치가 달려 있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오물풍선은 "우리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추가 살포를 예고했다.
이에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지난달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정찰위성 발사 등과 관련해 "북한이 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세션2 연설을 통해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대해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고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오물풍선 공세에 이어 지난달 30일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600㎜ 초대형 방사포 이동식 발사대(TEL) 18대를 통원해 각기 1발씩 쏘아 올리는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북한은 또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째 서북도서를 향해 GPS 전파 교란을 시도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