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나스닥 상장으로 신저가 행진 둔화될까
2024.06.02 16:46
수정 : 2024.06.02 16: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네이버가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웹툰 엔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신저가 행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최근 10거래일 이상 하락마감하며 5월 31일 종가 기준 17만200원을 기록, 52주 신저가를 다시 한 번 찍은 상황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북미 법인인 웹툰 엔터는 지난 5월3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앞서 쿠팡의 경우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시점까지 약 1개월 가량 걸렸다”며 “네이버도 이르면 다음 달 상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웹툰 엔터 기업가치를 30~4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웹툰 엔터의 나스닥 상장으로 북미 시장 마케팅 효과와 투자를 위한 자금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웹툰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하반기 전망을 통해 “웹툰 산업은 2020~2021년 고성장을 이어갔으나 2022년 이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해 마케팅을 강화했음에도 10% 미만 성장을 하는 한편 올해는 역성장도 관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신규 유저 상승세도 둔화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웹툰 엔터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웹툰 트래픽과 탑라인 성장 둔화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도 탑라인의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2023년 기준 상위 100개 작품의 거래액(GMV) 비중은 20% 미만으로 고른 분포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결국 현재 구조에서 트래픽과 실적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로 흥행한 국내 웹툰 IP인 ‘나혼자만 레벨업’과 같은 작품이 매년 끊이지 않고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IP 매출 비중 확대가 필수인 지금 웹툰·웹소설로 검증된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가 웹툰 엔터의 주요 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웹툰 엔터 대주주는 네이버(71.2%)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웹툰은 네이버 전사 사업 중에서 글로벌 매출 규모가 큰 부분에 속한다”며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웹툰에 활용되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가치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즉 웹툰 엔터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북미 시장 침투와 IP 콘텐츠 비중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M&A) 등 매출 증가세를 보인다면 네이버 기업가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웹툰 엔터 상장 직후 주가 움직임에 따라 국내 웹툰 테마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상장만으로 네이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네이버 C커머스에 대한 우려 해소와 AI 경쟁력 증명은 물론 일본 행정지도가 촉발한 중장기 사업 전략 검토가 가시화돼야 본격적인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