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성장 아쉬운데… 21대 국회 발의 법안 40%가 규제
2024.06.02 18:23
수정 : 2024.06.02 18:23기사원문
■38개 법안 중 15건 규제 법안
2일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에 발의된 38개의 게임산업법 개정안 중(총 43개 법안 중 철회 2건, 위원회 대안 2건, 행정법제 혁신 관련 개정안 1건 제외)에서 산업규제 내용이 포함된 법안은 확률형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15건으로 전체의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업규제 개선 법안은 본인인증제도 및 내용수정신고제도 개선, 불법프로그램 처벌 강화, 셧다운제 일원화 및 중독 표현 삭제 등 9건으로 약 24%에 그쳤다.
다른 산업과의 차별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했지만 콘텐츠산업 수출에서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글로벌 흐름과도 다른 행보다. 프랑스의 경우 자국에 자회사를 둔 기업이나 프랑스 게임사와 공동제작을 수행하는 기업은 자격요건에 따라 정부에서 지급하는 게임제작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을 주는 등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게임산업 경고음, 진흥책 시급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는 상황에서 진흥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2082억4900만달러(약 272조원), 이 중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7.8%의 점유율로 전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22년 대비 10.9% 감소한 약 19조79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재택시간의 감소와 다른 즐길 콘텐츠가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한국인의 게임이용률도 전년 대비 11.5%가량 급감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문화예술로서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합리적 규제로 K게임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진흥책이 마련될지 관심이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원 첫날 이스포츠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다양한 게임 입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해외 게임사에 대한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입법화도 관심이다. 이 제도는 국내 게임사와 해외 게임사 간 역차별을 해소하고 해외 게임사로부터 국내 게임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주목받았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입법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에 대한 권익이 보호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중국 등 해외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 왔는데, 이 부분도 빠르게 추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