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인회계사 10명 중 6명만 '빅4' 간다

      2024.06.02 18:29   수정 : 2024.06.02 18:50기사원문
올해 선발되는 공인회계사 10명 가운데 6명만 ‘빅4 회계법인’으로 갈 수 있다. 채용인원은 줄고, 신입회계사는 역대 최대로 뽑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계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저연차 회계사의 이직률도 낮아 고용 여력이 크지 않다.



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국내 4대 회계법인은 모두 전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규모의 신입회계사를 채용한다.

지난해 채용 인원은 삼일PwC(285명), 삼정KPMG(360명), EY한영(110명), 딜로이트안진(120명)을 합쳐 875명이었다.
2022년(1275명)에 비해 400명이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100명가량 더 줄어들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4대 회계법인은 이달 채용공고를 내고 전형을 진행한다. 오는 9월 초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를 전후로 최종 채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우선 고금리 등의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재무자문부문에서 회계사를 추가 채용할 동기가 약해졌다. 신외부감사법 시행으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도입되면서 감사보수가 높아지고, 회계사 처우가 개선돼 이직·퇴사율이 낮아진 점도 작용했다.

이런 마당에 올해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은 역대 가장 많은 1250명으로 결정됐다. 전년(1100명)보다 150명이 늘어난 수치다. 결국 올해 빅4 회계법인이 흡수 가능한 신입회계사는 700명 후반대로, 전체의 60% 안팎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중견·중소회계법인이 품을 것으로 보인다.

4대 회계법인은 신입회계사를 대거 충원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대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는 모두 6300명에 이른다.

2020년 5540명에서 2021년 5849명, 2022년 6135명으로 계속 증가해왔다. 재무자문부문의 경우 2020년 1046명에서 2023년 1239명으로 18.5%(193명) 확대됐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18.9%에서 19.7%로 높아졌다.

업계에서 신입회계사 선발 인원을 동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들도 같은 공약을 내세웠다.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는 “과거엔 몇명을 뽑든 빅4 회계법인이 모두 흡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초과 공급 상황”이라며 “1000명 아래로 뽑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 회장은 “선발 인원을 축소 지향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논리와 근거를 갖추고 정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과잉 공급시 감사품질 저하 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확한 숫자는 연구를 통해 도출해야겠지만 현 수준보단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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