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사회' 무너뜨린 셰인바움… 멕시코 헌정사 첫 女대통령
2024.06.03 18:04
수정 : 2024.06.03 18:04기사원문
고질적인 여성 상대 범죄를 겪어온 멕시코에서 여성 지도자 탄생으로 정치적 유리 천장을 깬 가운데, 멕시코의 구조적 특징이 이웃 미국보다도 먼저 여성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셰인바움, 과반수로 당선 예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대선 후 진행된 출구조사에서 셰인바움 후보가 우파 중심 야당연합 후보인 기업인 출신 소치틀 갈베스 전 상원의원을 제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립선거연구소(NIE)는 집권 좌파 모레나당 셰인바움 후보가 58.3%~60.7%, 우파 연합 갈베스 후보는 26.6%~28.6%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후보는 당선 연설을 통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투표해 준 수백 만 명의 멕시코 남성과 여성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당선이 확정되면 멕시코 헌정 역사상 첫 여성이 국가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는 오는 10월 1일 대통령에 취임해 6년 임기에 돌입한다.
대선에는 두 후보 외에 시민혁명당 소속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 등도 출마했지만 여론 조사 결과 셰인바움과 갈베스 두 여성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기대돼왔다.
셰인바움은 리투아니아·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인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에너지공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지난 2000년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그를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셰인바움, AMLO 정책 이어갈듯
셰인바움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모레나당은 약자인 'AMLO'로도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집권 기간동안 최저임금 인상으로 멕시코인 수백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해왔다. 또 무역에서는 글로벌 탈중국화 현상으로 제조업체들이 몰려오는 수혜를 입으면서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성장했다.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도 치솟으면서 '슈퍼 페소'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당장 늘어난 연방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하고 국영석유기업 페멕스의 부채도 줄여야 한다. 또 셰인바움은 11월 실시되는 이웃국가 미국의 대선 결과에도 주목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할 경우 불법 체류자들을 대거 추방시키겠다고 예고하고 있고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기업들의 자동차에 수입 관세 100%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셰인바움은 "트럼프나 조 바이든 현 대통령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멕시코도 불법 이민자 단속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트럼프에 대해 실용적인 인물로 보인다며 "국경과 마약인 펜타닐 등 그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같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