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주 열풍 주역 '포효하는 야옹이' 주가 조작 혐의...E*트레이드, 계정 중지 검토
2024.06.04 07:23
수정 : 2024.06.04 07:23기사원문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밈주 주가를 다시 크게 끌어올린 밈주 열풍의 주역 키스 길이 주가 조작 혐의에 내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효하는 야옹이(Roaring Kitty)'라는 아이디로 유명한 레딧 주식 인플루언서 길의 계정이 모건스탠리 산하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E*트레이드에서 중지될 위기에 빠졌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길은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증권감독 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임스톱 주식 보유, 또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대거 매수했음을 보여주는 계정 스크린샷을 올린 것이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조사 착수로 이어졌다.
E*트레이드에서 축출되나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모건스탠리와 E*트레이드가 길을 플랫폼에서 축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트레이드는 길이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한 직후 밈주 열풍을 촉발하는 밈을 올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가 지난달 초 약 3년 만에 소셜미디어 계정에 그림을 올리면서 활동 재개를 선언해 밈주가 폭등하기 직전 길이 E*트레이드를 통해 게임스톱 옵션을 대량으로 매수했다는 것이다.
길은 2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게임스톱 주식 500만주를 주당 21.27달러에 매수해 지난달 31일 마감가 기준으로 가치가 1억1600만달러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정 사진을 올렸다.
그는 아울러 같은 사진에서 게임스톱 콜옵션 12만계약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주당 2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으로 오는 21일 마감한다. 옵션 가치는 6570만달러에 이른다.
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으로 볼 때 그는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옵션 차익을 포함해 모두 8550만달러 평가 차익을 거뒀다.
게임스톱 주가는 길의 포스트가 올라온 다음 날인 3일 다시 21% 폭등했다. 길이 재등장한 뒤 주가 상승률만 60%가 넘는다.
주가 조작했나
E*트레이드와 모건스탠리는 길이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겼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주식과 콜옵션을 매입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가를 띄우는 행위를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있을지를 놓고 격론이 오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울러 길의 계정을 중단시킬 경우 그의 밈주 군단의 주목을 끌어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점 역시 논의에 포함돼 있다. 역풍을 우려해 길 계정 차단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아직 결론은 안 났다.
미 규제당국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매사추세츠주 증권 규제 당국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현재 길의 행태를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길이 소셜미디어에 포스트를 올린 시기와 그의 게임스톱 콜옵션 매입 시기가 서로 연관된 것인지 조사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