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불법 입양해 방치한 동거남녀, 숨지자 밭에 유기 '충격'
2024.06.04 09:39
수정 : 2024.06.04 1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픈 채팅방을 통해 신생아를 불법 입양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남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숨진 아이의 시신을 밭에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대구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혐의로 20대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24일 오픈 채팅방을 통해 여아를 불법 입양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경기 동두천 소재의 자택에서 여아가 숨지자 시신을 포천에 있는 친척 집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동거 관계 사이로 여아를 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었지만 불법 입양했다.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에서다.
미혼모인 여아의 모친은 양육할 여건이 안 되자 산부인과에서 퇴원한 날 여아를 불법 입양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A씨와 B씨에게 입양된 뒤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 하지만 A씨와 B씨는 불법 입양 사실이 들통날까 봐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여아가 불법 입양되고 2주 안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두 사람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통신 기록 등 증거 자료 등을 내밀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유기, 방임 혐의를 적용해 모친에 대한 수사를 별도로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금전 거래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들의 범행은 행정 당국이 경찰에 단서를 제공하고 경찰이 끈질긴 수사를 진행한 끝에 전모가 드러났다.
앞서 대구 동구는 출생 신고된 여아의 '정기예방접종' 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자 지난 1월31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수십 차례 통신과 계좌 등의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100여일간 집중 수사를 벌였다.
박정식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앞으로도 음지에서 아이를 불법 입양하는 사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