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부풀려" 내부 고발…삼성전자 ‘노노갈등’ 고조

      2024.06.04 19:00   수정 : 2024.06.04 19:00기사원문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오는 7일 집단 연차를 통한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전삼노가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면제시간 조작'을 해왔다는 내부 고발이 나오며 노노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초기업노조 소속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송이 지부장은 지난 3일 사내 게시판에 '전삼노의 비위 행위를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지부장은 글을 통해 전삼노가 지난 2020년 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비노조원인 일반 직원의 사내계정 정보를 도용해 조합원 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직장인 익명 SNS인 블라인드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원이 늘어날수록 조업 등 각종 근무에서 면제되는 '근로면제시간'을 확대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협에 따라 전삼노 조합원이 4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에 맞춰 1만5000시간 이상의 근로시간면제를 부여했다. 현재 전삼노는 위원장,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풀타임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고 있다.

이 지부장은 전삼노가 공식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을 떠나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손을 잡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도 함께 제시했다. 2022년 당시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이 전삼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었다는 증빙 자료를 첨부했다. 글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지난해 5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국제노동단체 행사에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 이현국 부위원장, 반올림 등과 함께 참가했다. 전삼노의 전략 기획에 금속노조가 처음부터 개입해 왔다는 주장인 것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 8일과 9일 연달아 전삼노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5월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진행한 집회에 조합원 약 100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 지부장은 전삼노 집행부가 홈페이지에 여러 개의 복수 계정을 통해 '노조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블라인드 등에는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에 출마한 전삼노 집행부가 경쟁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그 대가로 지부장직을 제안했다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전삼노가 오는 7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집단 연차를 통한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실제 연가 투쟁에 참여할 조합원 숫자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현재 조합원을 상대로 연차 파업 동참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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