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가득했던 삶을 바꿔준 이웃 소녀의 '작은 사고'
2024.06.04 19:42
수정 : 2024.06.04 19:42기사원문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사소한 일이 더 짜증스럽다는 걸 아는가? 지난해에 내가 그랬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많은 이가 그랬듯이 남편 폴도 실직했다. 나는 아직 일하고 있었지만, 내 일자리는 시간제 근무에 불과했으며 곧 끝날 것 같았다.
우리 집터에는 집이 두 채였는데, 한 채에는 폴과 내가 살았고 나머지 하나는 세를 놓았다. 나는 우리 우편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우편함은 길쭉한 진입로 끄트머리에 있었는데, 집에서 꽤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자주 보지 않아도 됐다. 예전 집주인들이 유물로 남긴 우편함은 우리가 이사 올 때 이미 꾀죄죄한 모양새였다. 지난 10년은 우편함에 가차 없었다. 페인트칠은 색이 바랬고 군데군데 벗겨졌다. 우편함을 떠받치는 금속 기둥은 녹슬었다.
어느 시기에 누군가 금속 기둥을 차로 들이받았다. 이제 기둥은 살짝 휘어서 비뚤어진 우편함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었다. 하지만 편지를 넣을 수 있고 우편배달부도 불평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편함을 볼 때마다 내 삶의 모든 문제가 떠올랐다.
'주님, 더 괜찮은 우편함이 있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출근길에 진입로에서 차를 빼며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 진짜 기도라기보다는 스치는 생각에 더 가까웠다. 다음 날 아침에 전해 받은 소식이 아니었다면 전부 잊었을 일이다.
"시히암이 방금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폴이 말했다. 시히암은 우리의 이웃이자 좋은 친구였다.
"어떤 여자애가 차로 우편함을 곧장 들이받았어요. 완전히 쓰러뜨렸대요."
"그 애는 괜찮나요?"
내가 물었다.
"운전자가 다치지는 않았는데, 정말 속상해 했대요. 시히암이 그 일이 벌어지는 걸 봤는데, 운전자가 10대에 불과했대요. 그 10대에게 시히암이 우리 전화번호와 정보를 전해 줬어요."
'그건 정말 예산에 없던 일인데'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실직으로 줄어든 수입으로는 불필요한 지출이었다.
한숨이 나왔다. 사람들 얘기가 맞는 것 같다.
'말이 씨가 된다.'
그날 준비를 하고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았다. 진입로 끝에 모르는 차 한 대가 있었다. 운전자가 무얼 하는지 알아보기에는 너무 멀었다.
"가서 확인해야 할까요?"
"어차피 볼일이 있어 나가야 해요. 무슨 일인지 당신에게 알려 줄게요."
폴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나갈 채비를 다 했을 무렵에는 낯선 차가 사라지고 없었다. 내 차에 올라 몰고 내려갔다.
우아! 한때 낡고 녹슨 우편함이 서 있던 자리에 튼튼하고 하얀 기둥이 있었다. 아주 훌륭했다.
진입로 끄트머리의 내 차에 앉아서 어안이 벙벙했다. 이 모든 일이 우편물이 도착하기도 전에 완성되었다. 우편함을 좀 더 바라보다가 기둥이 단순한 기둥이 아님을 깨달았다. 거대한 흰 십자가처럼 보였다.
가게에 도착해서 남편에게 전화했다.
"우편함 봤어요? 아직 못 봤으면 깜짝 놀랄 일이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귀가하자 폴이 쪽지 하나를 내밀었다.
"우편함 안쪽은 확인 안 했죠? 이걸 찾았어요."
'이웃님께'라고 쓰여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우편함을 들이받았어요. 예쁜 새 우편함을 사서 교체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합니다. 근사하고 축복 넘치는 하루 보내세요!"
쪽지를 쓴 오드리는 우리에게 다른 것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서 자기 전화번호와 주소를 남겼다. 실제로 우리는 그랬는데, 오드리에게 감사를 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드리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실히 알고 싶기도 했다.
우리가 전화하자 오드리의 어머니가 받았다.
"오드리는 열여섯 살이고 운전한 지 1년밖에 안 됐어요. 이번이 첫 사고였죠."
오드리는 시간제로 일하고 있었고, 교체한 우편함을 자기 돈으로 샀다.
"운 좋게도 일이 그렇게 됐네요.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이번 일은 딸에게 큰 가르침을 준 경험이 되었어요."
이번 사고에는 좋은 일이 많았다. 다정하고 어린 우리의 이웃 오드리에게는 책임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바는 큰일부터 더 좋은 우편함 같은 작은 일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모두 알고 계신다는 것을 내게 절실히 다시 알려 주었다.
글·사진=가이드포스트
Message of the Mailboxes
You know how when big things in your life aren't going well, the little things bother you more? That happened to me last year. Like many people during the pandemic, my husband, Paul, had been laid off. I was still working, but my job was only part-time and would likely be ending soon too. I was worried about money, Covid, our future. That's when our mailboxes really started getting to me.
Our property had two houses on it-the one Paul and I lived in and another that we rented out. I'd never liked our mailboxes much. They stood at the end of our long driveway, far enough away from our house, fortunately, that I didn't see them often. The mailboxes, relics from the previous homeowners, had already been in rough shape when we moved in. The past 10 years hadn't been kind to them. The paint was faded and chipped. The metal pole holding up the boxes was rusted.
At some point, someone had driven into the pole. It was now bent slightly, making the mailboxes cockeyed, pointing in different directions. Still, because the boxes could hold the mail and the mail carrier wasn't complaining, there really was no need to replace them. But every time I saw them lately, they reminded me of all the problems in my life.
Lord, I wish we had better mailboxes, I found myself thinking as I pulled out of the driveway one day while on my way to work. It wasn't really a prayer, more of a passing thought. I probably would have forgotten all about it if not for the news we got the next morning.
"Shihiem just texted," Paul said. Shihiem was a neighbor and a good friend. "A girl drove her car right into the mailboxes. Completely mowed them down."
"Is she okay?" I asked.
"The driver wasn't hurt, but she was really upset. Shihiem saw it happen. He said she's just a teenager. He gave her our number and information."
That certainly wasn't in the budget, I thought. With our income slashed since Paul's lay off, this was an expense we didn't need.
I sighed. I guess it's true what they say: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I got ready for the day and happened to glance out the window. There was an unfamiliar car at the end of the driveway. It was too far away to see what the driver was doing. "Should we go check it out?" Paul asked.
"I need to run some errands anyway," I said. "I'll let you know what's going on."
By the time I was ready to leave, the strange car was gone. I got in my own car and drove down.
Whoa! Where our battered, rusted mailboxes had once stood was a sturdy, white post. It looked like a large white cross.
I called Paul when I reached the store. "Have you seen the mailboxes yet?" I asked. "If not, you have a surprise waiting for you!"
When I got home, Paul said, "You didn't check inside the mailboxes, did you? Because I found this." He handed me a note.
Dear Neighbor, it read, I am so, so sorry I hit y'all's mailbox. I bought and replaced them with new pretty ones. Again, I am so sorry. Have a wonderful, blessed day!
The writer, Audree, had included her phone number and address, in case we needed anything else. We did-we needed to thank her! We also wanted to make sure she hadn't been injured.
When we called, her mother answered. "Audree's 16 years old. She's only been driving for a year. This is her first accident," she said. Audree had a part-time job. She had bought the replacements with her own money. "We're lucky it turned out the way it did," her mother said. "No one was hurt, and this was a great learning experience for Audree."
So much good came out of this accident. It taught our sweet young neighbor Audree an important lesson about responsibility. And it gave me a much-needed reminder that God knows the desires of my heart, from the big things all the way down to the little things-like better mailboxes.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