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불법리딩방 등 55명 세무조사 착수
2024.06.06 12:00
수정 : 2024.06.06 12: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업체인 A법인은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내세웠다. "무조건 300%", "환불보장" 등을 마케팅전략으로 유료회원을 대거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카드깡 업체 수십여 개를 통해 결제를 하거나 현금결제도 유도했다.
#2. 웨딩홀을 운영하는 B업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예식장들이 폐업하면서 예식 수요가 몰리자 대관료 등 비용을 인상했다.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호황을 구가했다. B업체는 매출증가분을 누락하는 수법도 썼다. 할인을 미끼로 결혼식 당일 지불하는 예식비용 잔금(약 90%)을 현금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또 사주 자녀 명의의 웨딩앨범 사업체를 설립, 일감을 몰아줬다. 웨딩업체 특성상 일용근로 고용이 많을 점을 악용해 일용인건비 중 일부를 허위계상했다.
국세청이 6일 불법리딩방, 주가조작·스캠코인 업체 등 25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유명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를 포함한 고물가 편승 생활밀착형 탈세자 30명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총 55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다.
사기성 정보로 서민 여유자금을 털어간 탈세자 25명은 고수익을 미끼로 유인 한 후 '모자바꾸기(폐업 후 사업체 변경)'로 환불을 피한 불법리딩방 16명과 유망 가상자산 등 허위정보로 투자금을 편취한 주가조작·스캠코인 업체 9명이다. 생활밀착형 탈세자 30명은 막대한 현금수입을 신고누락한 웨딩업체 등 5명, 물가급등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회삿돈을 카지노 등 쓴 음료 제조업체 등 7명, 가맹점 상대로 '갑질'을 하면서 사주가 초고액 급여를 받아가는 유명 외식업체 등 18명이다.
국세청은 불법리딩방에 주목했다. 최근 금융자산 투자 열기를 악용, 유사투자자문업체의 불법적 형태가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연예인을 사칭한 광고를 만들어 회원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요구한 회원비는 연간 수백만원, 많게는 1억원에 달했다.
사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경제적 가치가 없는 '스캠코인' 관련 업체도 조사 대상이다. 예를들면 허위로 사업전망을 과대 포장한 뒤 자사가 발행한 신종코인을 구매하면 고배당할 것 처럼 속여 사회초년생, 은퇴자 등 서민과 취약계층에게 판매하고 탈루하는 방식이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 사기코인업체는 수천억원대 판매 수익을 챙긴 뒤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밀착형 폭리탈세자도 조사에 착수했다. 현금 수입을 누락한 웨딩업체, 가격담합 등을 통해 높은 시장가격을 형성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이를 편법으로 자녀에게 증여한 음료제조업체도 대상이다.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하며 사주가 초고액 급여를 받아가는 유명 외식업체 등도 조사를 받는다.
특히 유명 외식업체는 자녀 법인이 판매하는 비품을 시중가보다 3배 정도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 비싸게 산 비품들은 가맹점에 시중가의 4배 가격에 판매했다. 또 사주는 업계 평균의 3배를 웃도는 수십억원의 보수를 매년 받고 사적으로 쓴 비용을 법인 지출로 회계처리를 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상황에서 민생침해 탈세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며 "불법리딩방 등에 대한 조사는 2차례에 걸린 불법사채업체 조사 착수 후 추가 조사"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