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못한 어른 '캥거루족', 30대·남성·수도권 많다

      2024.06.05 13:12   수정 : 2024.06.05 13: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30대, 남성, 수도권 거주일수록 캥거루족이 많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5일 서울대학교에서 이 같은 연구를 포함한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황광훈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청년패널조사로 본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 누가 캥거루족이 되고, 누가 캥거루족에서 벗어나는가'를 발표했다. 청년패널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2030세대의 캥거루족 비중은 64%다.


남성이 여성보다, 고졸이하 저학력층이 대졸자보다, 미취업자가 취업자보다, 수도권 거주자가 비수도권 거주자보다 캥거루족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캥거루족은 최근 들어 20대 중후반보다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증가세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취업자 내에서도 고용지위가 불안정한 청년의 비중이 높았고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층일수록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캥거루족 탈출 가능성은 여성, 고학력층, 기혼, 비수도권 거주, 취업자일수록 높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어 빈곤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니트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고 주거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캥거루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일자리 문제를 떼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송스란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의 '중장년 1인 가구의 사회적 배제 현황 분석' 연구도 발표됐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우 유사한 조건을 가진 다인 가구 구성원에 비해 경제적 배제와 사회관계망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건강 부문에서도 부분적인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중장년 1인 가구는 가구 총 소득과 경제 상태 만족도가 낮고 월세에 거주할 확률이 높았으며, 흡연량과 음주 빈도가 높았다.

한명희 동양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의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은퇴 후 우울 예측 모형'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상태, 건강상태, 구강건강 상태, 규칙적인 운동, 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 일상생활 수행능력 등 요인이 우울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구강건강 관련 삶의 질이 높고, 건강상태로 인한 일상생활 제한이 없는 경우는 우울 비율이 13.5%로 가장 낮았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낮아 주변에 의존해야 하는 남성의 경우 우울 비율이 58.5%로 가장 높았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논문 경진대회 수상식도 열렸다. 최우수 논문(고용노동부 장관상)으로는 고려대학교 임예림, 이나연, 박성민 학생의 '잠재전이모형을 활용한 코로나19 시기 고령자의 주관적 삶의 질 유형의 종단적 변화 및 영향 요인 검증'이 선정됐다.


김영중 고용정보원장은 "고용정보원은 청년층과 중고령자에 대한 패널 및 횡단 표본을 구축해 추적 조사하고 각 연령층에 적합한 고용 및 복지정책 등의 수립과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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