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비용 드는 신약개발 R&D, "맞들면 시너지 난다"
2024.06.06 13:19
수정 : 2024.06.06 13: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약기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손을 잡고 공동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의약품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배타적인 R&D로 경쟁을 하기보다는 서로가 가진 장점을 결합하고 약점을 보완해 혁신적 의약품의 임상이나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연구를 하는 '파브리병' 치료 신약 'LA-GLA'(코드명 HM15421·GC1134A)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ODD)에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질환으로 당지질을 분해하는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의 결핍으로 발생하며 장기가 염증 반응으로 손상돼 사망하게 되는 희귀질환이다. LA-GLA는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개발하고 있는 혁신 신약이다.
ODD로 지정되면 신약허가 심사비용이 면제되고 세금이 감면된다. 또 동일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허가를 받을 경우 7년간 독점권 인정받는다. ODD는 적절한 대체의약품이 없는 희귀질환 의약품으로 FDA가 지정하기 때문에 미국 규제 당국의 두 회사가 개발한 LA-GLA의 효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가 있다.
에스티팜은 RNA 기반 면역치료제 개발을 위해 차백신연구소와 힘을 합쳤다. 두 회사는 mRNA 의약품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상업화하기 위해 공동개발을 진행한다.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는 방식이다. 에스티팜은 자체 mRNA 핵심 플랫폼을 통해 비임상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차백신연구소는 이 후보물질의 임상 및 개발을 맡았다.
차백신연구소는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을 갖고 다양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고 인체의 면역반응 관련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상업화가 될 경우 모든 권리는 차백신연구소가 보유하며, 에스티팜은 치료제의 독점적인 생산 및 공급권을 갖는다.
일동제약의 신약 R&D 자회사인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신약 공동개발을 위해 힘을 합친다. 양사는 공동개발을 통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게 된다. 지난해 해당 치료제 시장 규모는 9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다.
공동개발 계약에 따라 대원제약은 유노비아의 P-CAB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에 대한 임상과 허가, 제조, 판매를 맡고 유노비아는 계약금을 수령하고 향후 상업화가 이뤄지면 로열티를 받는다.
특히 유노비아는 관련 허가가 나올 경우 동일 성분 이종 상표 제품을 제조·판매할 권리도 갖는다. 많은 공력이 드는 신약 개발에는 힘을 합치되, 판매는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업·마케팅 전략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오랜 R&D 전통을 지닌 기업들 간 협력 및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같은 공동 R&D는 개별 기업에게도 이익이 되겠지만 업계 전체로 봐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K-제약기업들의 경쟁력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