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반쪽 개원'..野 의장단 단독 선출에 원구성 협상도 제자리

      2024.06.05 16:51   수정 : 2024.06.05 1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원 구성 법정 시한을 이틀 앞둔 5일 추가 협상을 이어갔지만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날 22대 국회 전반기 신임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오는 7일 선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다수야당인 민주당이 국회 관례를 무시하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사수하려는 것은 '의회 독재'라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은 이날 당선 직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열었으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우 의장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한 자리에서 "국회가 준비를 하느라 시간을 끌기에는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라며 "국회법을 보면 상임위원장은 7일 자정까지 하게 돼있는데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여야 간 이견이 있어 잘 안 되고 있지만 정말 밤을 새서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해 개의한 22대 국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앞두고 막판 협상에 나섰으나 각자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추 원내대표만이 여당에선 유일하게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의사진행발언을 끝낸 이후 곧이어 퇴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거대 야당이 힘자랑으로 막무가내로 국회를 끌고 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의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조롱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로써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헌정 사상 처음 '야당 단독 개원'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며 대의와 관례를 앞세우는 반면 민주당은 '법대로 하자'며 국회법상 국회의장단 선출 및 원구성 법정 시한을 무기로 삼은 탓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들을 위해 일하자고 원 구성을 조속하게 하자는 것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늦춘다는 것은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고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의장단 선출을 위한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 앞에서 '협의 없이 의회 없다', '의회독주 중단하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으로선 192석의 다수 야당에 맞서기 위해 법안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비롯해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여당이 가졌던 7개 상임위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수 여당 입장에서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양당 원내대표는 7일 전까지 물밑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우원식 의원(5선)은 192표 중 190표를 받아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이학영 의원(4선)이 188표 중 187표를 얻어 선출됐다.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을 이유로 자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를 지명하지 않았기에 현재까지 여당 몫 부의장은 공석이다.
선출된 의장단은 2026년 5월까지 직을 수행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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