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흥행에 한동훈 견제도 되는데… 국힘 ‘투톱 체제’ 고민

      2024.06.06 18:05   수정 : 2024.06.06 18:05기사원문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전당대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지도체제와 관련해 7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한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이 되는 투톱 체제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가운데 특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기류가 생기자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꺼낸 제안이지만 단점도 뚜렷해 특위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전당대회가 오는 7월 25일로 잠정 결정된 만큼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6일 여권에 따르면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오는 12일 전당대회 룰 확정을 목표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출범한 특위는 단 한차례 회의만에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규칙을 수정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황우여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을 본격화하기 전 최대 쟁점은 당원과 국민 여론 비율이었으나 관심 사항은 빠르게 지도체제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결국 국민 참여 비율은 30%에서 최대 50%사이로 결정될 터인데, 어느 쪽이든 유력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가 될 거라는 기류가 감지되면서다.

황 위원장이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의 절충형, 즉 투톱 체제를 꺼낸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투톱체제는 그 자체로 전당대회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 '승자독식'인 현행 단일지도체제에선 한 전 위원장 외 유력 당권주자들은 기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반면 투톱 체제로 치른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할 경우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맡게 된다. 룰이 바뀌면 예측 정확도 또한 떨어지기에 나경원 의원·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의 빅네임들이 활발히 움직일 수 있다.

또 하나는 당대표 공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투톱 체제의 경우 당대표가 사퇴하면 수석 최고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잦은 악재로 당대표가 수시로 교체되자 이같은 대안이 제시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투톱체제가 결국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당대표 권위가 흔들리면 수석 최고위원은 당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 내홍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인 '첫목회'도 이날 투톱체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을 위하는 거냐 반대하는 거냐는 측면이 전당대회 룰 변경 논의의 기준점이 되는 건 매우 우려스럽다"며 "집단지도체제로 바뀔 수 있을지 대해서는 지난번보다 가능성이 낮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첫목회는 집단지도체제를 황 위원장에게 제안했으나 논의가 당 혁신이 아닌 한 전 위원장의 유불리로 흘러가자 이같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특위의 시간이 길지 않아 지도체제 변경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국민 여론 반영 비율도 제대로 결론을 못 내린 상태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와 연계된 지도체제까지 건들이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특위 위원은 "논의를 하기로 했으니 지켜봐달라"며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12일 전까지 룰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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