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자 도왔다"..선행 재조명
2024.06.06 21:29
수정 : 2024.06.06 21: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년 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이른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과 근황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시 배우 고(故) 최진실씨가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이 재조명됐다.
6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 줬던 최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A양의 법률대리를 무료로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가 지난 2016년 6월 월간조선과 인터뷰한 내용이 담겼다.
최씨는 당시 광고 모델을 맡았던 건설사로부터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강 변호사는 이때 최씨의 변호도 무료로 맡았다.
그러나 최씨의 무료 변호를 두고 일각에서 "왜 부자에게 공짜로 변론을 해주냐",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강 변호사는 결국 최씨에게 수임료를 받기로 했다.
강 변호사는 최씨에게 받은 수임료를 A양을 돕는 데 쓰기로 했고, 최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난리가 났다"며 "일단 (A양을) 피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탈출을 제안했고, 딸 둘을 어머니와 서울로 이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이런 학생을 받아주는 곳이 학교다'라고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그때 A양 가족은) 살림살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 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최진실에게 1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500만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내고, 나머지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냈다"며 "최진실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들은 피해자 여동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44명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부산지법 가정지원은 지난 2005년 5월23일 이 사건의 가해자 5명에 대해 장·단기 소년원송치결정을 내렸다.
당시 가해자들은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았다. 이 중 한명은 장기소년원송치결정(7호 처분)을,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단기소년원송치결정(6호 처분)을 받았다. 7호 처분은 2년 이내, 6호 처분은 6개월 이내의 미성년자 교정시설 수감에 해당하는 형이다.
함께 송치된 5명에 대해서는 장기보호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사회봉사활동 및 40시간의 교화프로그램 수강명령이 내려졌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폭언하고, 가해자 부모들이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