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육군 상사의 한탄…"툭하면 찢어지는 전투복, 대드는 병사, 월급마저"

      2024.06.07 07:20   수정 : 2024.06.08 14:25기사원문
지난 3월 29일 전라북도 익산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23-5기 부사관 임관식'에서 임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신임 부사관 320명(남군 199명·여군 121명)이 각각 민간과정, 장기복무과정, 현역과정을 거쳐 임관했다. (육군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24.3.29/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현역 육군 상사가 우리 군의 허리인 부사관 지원율이 급감하는 건 열악한 현 상황에다 장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장탄식했다.



나쁜 주거환경, 복지 여건에다 예의가 없는 병사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휘둘리고 있는 상황에 월급마저 병사들과 차이가 없기에 누가 부사관을 하겠다고 나서겠냐는 것.

임관 15년이 넘었다는 육군 A 상사는 6일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지금 우리 군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라는 장문을 글을 올렸다.

A 상사는 "최근 군 관련 사건과 사고, 비난 등을 자주 접하고 있다"며 "채상병 사건, 신병 교육훈련 사고, 군 간부들의 지원율 하락과 연금개혁 등이다"고 말했다.


A 상사는 "사회는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변화하면 안 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도 일부 지휘관들은 '나 때는 됐었는데, 노력이 부족하다'며 과중한 업무, 불필요한 행정, 희생을 강요하는 등의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A 상사는 "마트 한 번 가려면 30분. 아이가 아파 병원이라도 갈라치면 1시간은 운전해야 하고, 업무는 힘들고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일선 부대 환경을 소개했다.

특히 A 상사는 "라떼를 찾을 필요도 없다. 석기시대 동굴도 아니고 그때 살던 그 집에 지금도 살고 있다"며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짜리 좁은 아파트에 가스비는 왜 이리도 많이 나오는지, 아무리 틀어도 춥고. 곰팡이가 계속 핀다"고 주거환경마저 최악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구질구질하게 따지고 싶진 않은데 구질구질한 밥이 나오니 말을 해야겠다"며 "식권을 구매해 밥을 먹으라고 한다, 잠깐 중지했다만 언젠간 또 할 것"이라며 이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그마저 "특정 은행 계좌로 식권을 구매해야 수수료를 안 낸다고 해 식권 사기 위해 휴가를 내 차를 타고 40분을 가 계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툭하면 찢어지는 전투복이 전투를 위한 복장일까 싶다"며 도처에 문제투성이라고 말했다.

또 "예의 없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용사가 있어도 '교육도 못 하고 징계도 수위가 높으면 안 된다고 하고 쉬쉬하고 넘어가라고 한다"며 "이젠 용사들 통제마저 쉽지 않다"고 밝혔다.

A 상사는 "당장 내년엔 병사와 하사 사이의 월급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며 상황이 이러니 "이젠 하사가 천연기념물보다 더 귀하다"고 이미 군 허리가 무너졌다고 통탄했다.


2024년 하사 1호봉은 월 181만 5100원이다. 병장은 125만 원이다.


2025년의 경우 병장 월급은 150만 원으로 여기에 내일준비지원금 55만 원을 포함하면 월 최대 205만 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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