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조 투자에 장비社 "낙수효과 기대"

      2024.06.10 08:00   수정 : 2024.06.10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20조원 규모 증설 투자에 나서면서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증설 투자를 결정할 경우 수혜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최근 충북 청주시 반도체 공장 'M15X'에서 D램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은 내년 11월 준공 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총 20조원을 들여 M15X에 들어갈 장비를 순차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청주 M15 공장을 확장하는 형태로 M15X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고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투자 재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D램 시장이 중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HBM과 함께 서버용 고용량 '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성이엔지와 주성엔지니어링, 한미반도체 등 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장비 수주를 통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우선 반도체를 제조하는 청정공간인 클린룸 설비에서는 신성이엔지가 주목을 받는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에 들어가는 산업용 공기청정기 '팬 필터 유닛(FFU)' 전 세계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전공정 핵심 장비로 분류되는 증착장비를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은 10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원자층증착장비(ALD)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는 한미반도체가 주목을 받는다. 한미반도체는 수직으로 쌓은 D램을 열압착을 통해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붙이는 기능을 하는 TC본더에 주력한다. 특히 이 장비는 HBM 공정에 필수로 적용되면서 최근 큰 관심을 모은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날 현재까지 SK하이닉스로부터 TC본더 총 3587억원을 수주했다.

이 밖에 파크시스템스는 반도체 측정장비(원자현미경), 엘오티베큠은 진공펌프 부문에서 각각 수혜가 전망된다.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는 가스를 정화한 뒤 외부로 배출하는 가스장치(스크러버) 등을 SK하이닉스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반도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내년 사상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이 예상되면서 장비기업들 역시 전방산업 투자에 따른 낙수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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