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가 뭐가 됐든, 결국 빅테크가 주도할 것”

      2024.06.10 14:20   수정 : 2024.06.10 1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는 트렌드는 주기적으로 변하지만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체는 결국 빅테크 기업이라는 주장이다. 당대 유행을 따르는 추종자들은 많지만 자금과 인력, 기술적 역량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 곳들은 소수라는 지적이다.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의 저자이기도 한 아담 시셀 그래비티자산운용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ACE 빅테크 간담회’에서 “5년 전엔 무인자동차, 그 이후엔 가상현실, 현재는 인공지능(AI)이 트렌드”라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가 나오겠지만 이를 수익화 또는 활용할 수 있는 곳은 테크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시셀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은 승자독식 구조와 브랜드 가치 등에 기반해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누린다”며 “모든 기술주가 아닌, 이를 구축한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부를 축적하는 가장 적절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해자’는 사전적으로 성을 둘러싼 연못이지만 통상적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의미한다.


트렌드는 바뀌어도 AI나 반도체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려면 막대한 자금력뿐만 아니라 고급 기술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신규 플레이어가 들어오기 쉽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세 대표가 예로 든 ‘고프로’의 경우 실제 유사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은 만큼 경쟁자들이 다수 등장했고,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덕진 소장도 “생성형 AI산업이 발전하며 테크 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상상을 뛰어넘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점한 기업들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도 공고한 위치를 확보했다. 1990년대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위 가운데 IT종목은 2개가 전부였다. 30년이 흐른 2021년 기준으론 1~3위를 포함해 8개 기업으로 늘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기술주가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며 “결국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합리적 투자는 성장하는 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시셀 대표는 '기술주의 주가가 이미 올라 비싸진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제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당시 만들어진 회계기준(GAAP)은 테크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이 낮게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투운용 김승현 ETF컨설팅 담당은 국내에서 이 같은 경향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와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등 4종이다.

김 담당은 “인터넷 연결 수단(Gateway)인 스마트폰 대표기업 애플, 기술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반도체 대표기업 엔비디아, 정보검색과 데이터센터 대표기업 구글, AI 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집중 투자대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각 대표기업을 25% 수준으로 담고, 나머지 약 75%는 함께 성장할 밸류체인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는 엔비디아에 약 25%를 투자하고, TSMC, ASML, SK하이닉스, ARM 등도 편입할 예정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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