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판론' 놓고 與 제세력간 ‘동상이몽’..전당대회 회의론까지
2024.06.10 17:11
수정 : 2024.06.10 1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서면서 당내 이견들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대에 출마하면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여론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축제의 장이 돼야할 전대가 한 전 위원장의 정치 무대 복귀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10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한 전 위원장의 등판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구당 부활 등 현안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하고 나서며 전대를 앞두고 공개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지난 총선 참패로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한 전 위원장이 원외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세 구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 실형도 아니고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 직이 상실된다"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한 위원장의 이같은 공개행보에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동훈계에선 최근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2인 지도체제 등으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당이 지난해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전대 룰 개정으로 한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음에도, 지도부가 똑같은 전철을 답습하려 한다며 비판한 것이다. 친한계 한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출마 여부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후 사퇴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았는가"라며 "비대위와 당헌당규 특위에서 일방적으로 저격하면 (출마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만 당원과 당이 부르면 나가야 하는 것 또한 정치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친윤계를 포함한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었던 만큼, 다시 한번 당대표를 맡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당내 한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출마가 과연 옳은지 모르겠다"며 "대선에 졌던 이 대표가 당대표로 출마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가 민주당 욕할 자격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전대 회의론과 나경원·안철수·유승민 등 다른 유력 당권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부분을 우려했다. 여기에 어대한 분위기가 강세를 이루면서, 이번 전대가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복귀를 위한 발판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전대가 두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것은 큰 일"이라며 "결국 전대는 흥행해야 하는데, 후보도 나오지 않고 어대한 분위기로 가면 당선된 당대표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당 당헌당규 개정 특위는 현행 당원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대 룰을 당원 70 대 국민여론조사 30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론은 오는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