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전기차에 보복관세 임박

      2024.06.10 18:28   수정 : 2024.06.10 18:28기사원문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보복관세를 준비했던 유럽연합(EU)이 이르면 12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관세 부과를 선언하고 제조사에게 세율을 알릴 계획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유럽에서도 새로운 전선을 맞이하게 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9일 보도에서 EU 집행위원회가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하고 중국 측에 관세 부과 방침을 사전 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집행위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순수 전기차 생산에 불법적인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집행위는 불법 보조금을 받은 중국 전기차 때문에 유럽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으며 조사 이후 중국 전기차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EU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 4주간 EU 측 결정을 반박할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

가디언은 관세율이 제조사에 따라 달라진다고 예측했다. 비야디(BYD)를 비롯해 EU의 표본 조사를 받았던 기업과 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협조했던 기업들, 조사를 받지 않았던 기업에 대한 관세가 다를 수도 있다.

앞서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달 4일 보도에서 집행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다음달 4일부터 잠정적으로 보복관세가 부과된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이달 초에 중국 제조사들에게 관세율을 통보할 계획이었으나 6~9일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 일정을 감안해 통보 시점을 미뤘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관세율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불법 보조금 관련 수입품에는 평균 19%의 관세를 매긴다. 앞서 미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15~3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이 세율로도 중국 전기차를 저지하기 어렵다"면서 "EU가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관세율을 40~5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지난 8일 보도에서 스웨덴 볼보가 EU 관세에 대비해 중국 공장을 벨기에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볼보는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지난 2010년에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EU가 계획대로 세율을 올릴 경우 중국 전기차는 서방 전체에서 경쟁하기 어려워진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 전기차 관세를 102.5%까지 올렸다. EU 집행위는 전기차 외에도 지난 4월 중국 내 공공기관 의료기기 조달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이 우대받거나 EU 기업들이 차별을 받는다며 직권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태양광 패널 등 10개 이상의 중국산 제품들이 EU의 보조금 관련 조사 대상에 올랐다.

또한 EU의 유럽 의회는 올해 4월 강제노역으로 제작된 수입품의 EU 판매 금지 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은 늦어도 2027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며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생산품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EU가 보복관세를 강행한다면 중국도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올해 초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한 수입 브랜디 반덤핑 조사도 개시했다.
지난달에는 EU산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