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저신용자 대출상품 햇살론15 내달 신규 취급 공백 우려
2024.06.11 17:11
수정 : 2024.06.11 1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의 최저신용자가 은행에서 최대 2000만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서민금융상품 '햇살론15'가 진통을 겪고 있다. 내달부터 국민행복기금이 아니라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으로 바뀌면서 세부 내용을 여전히 조율하고 있어서다. 은행권이 세부 내용 확정 이후 상품·전산을 개발하는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면 8월 초에 공급될 수 있는 만큼 신규 취급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과 서민금융진흥원은 햇살론15 보증기관 변경에 따른 신규 협약을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 은행과 서금원에서는 기존 국민행복기금 보증 햇살로15 협약서를 기초로 협약 내용을 조율 중이다. 대출 대상과 보증 비율, 금리 등은 기존과 동일하게 할 계획이다. 연소득 4500만원 이하면서 신용평점 하위 20%이거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서민들을 대상으로 연 최고 15.9% 금리,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내용은 유지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별로 부속 협약서를 포함한 협약서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세부 내용 조율과 법률 검토를 거쳐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7월 1일부터 햇살론15 신규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오는 28일까지만 국민행복기금 보증 햇살론15가 공급되는데, 협약부터 상품 및 전산 개발까지 시간이 촉박해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햇살론15 상품을 취급하던 은행들이 모두 신규 햇살론15를 공급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새 상품은 오는 8월 초에 공통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보증서, 대출상품 두 부분에 대해 전산을 다 개발해야 한다"라며 "당장 7월 1일부터 연속성 있게 공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햇살론15 대출 대상과 금리, 보증비율 등이 같다고 해도 보증기관이 달라지면 '새 상품'인 만큼 개발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를 통하지 않고 개별 은행과 서금원이 직접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협의 상황에 따라 준비 수준도 다르다.
서금원과 금융위원회는 기존 햇살론15와 세부 내용이 같아서 신규 취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증기관이 달라지지만 실질적으로 상품은 똑같다"라며 "신규 취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일정에 맞춰야 하는 은행업계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햇살론15와 같은 정책서민금융부터 다세대주택 비대면 원스톱 대환대출, 청년도약계좌까지 개인 고객 대상 여·수신 상품을 '당국 일정대로' 준비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은행이 전략에 맞게 준비해야 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있는데 올 들어서는 유독 당국의 '데드라인'이 많다"면서 "상품개발이나 전산 관련 부서의 부담이 크다"고 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중금리 신용 공급이 위축된 와중에 햇살론15 공급이 지연될 경우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햇살론 신규 대출액은 5조52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2조5000억원 감소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