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건강은 양호하지만, 낯선 판다들 사이에서 사회화 과정 거치며 적응해 나가야"
2024.06.12 02:19
수정 : 2024.06.12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푸바오의 건강 상태는 전체적으로 양호하다.
격리 기간 푸바오의 목 주변에 국부적인 털 끊어짐 현상이 발견됐지만, 피부병이나 다른 문제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푸바오는 중국으로 온 뒤 일주일에서 열흘 쯤 지나서 바로 중국 환경에 적응했다.
중국 국가임업국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측은 11일 중국 쓰촨성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기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고 중국중앙TV,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판다보호연구센터 측은 12일 자이언트판다 푸바오의 일반 공개를 하루 앞두고 푸바오가 앞으로 생활할 새 야외 방사장을 소개하며 기자 회견도 가졌다. 4월 중국에 온 푸바오는 그동안 별도의 격리 생활을 해 왔다.
낯선 판다들과 접촉하며 기존 무리 속에 녹아들어야
웨이룽핑 판다센터 부주임은 "앞으로 푸바오가 직면한 가장 최대의 도전은 낯선 판다들 속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이언트판다 집단의 일원으로 앞으로 생활에 더 잘 적응해야 하고, 모든 개체와 교류와 접촉을 하면서 집단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달여 전까지 에버랜드에서 아빠 러바오, 엄마 아이바오와 살았던 푸바오는 이제 낯선 판다들과 함께 섞여서 살아야 하는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웨이 부주임은 푸바오의 '짝'을 찾는 문제에 관해선 "암컷 자이언트 판다의 가임기는 5~6세가 되어야 한다"면서 "아직 시기상조며 계속 잘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센터는 모든 판다의 계보 기록을 갖고 있고, 이 기록으로 친족 관계를 평가한다"면서 "모든 개체의 유전자가 집단 안에서 장기간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유전적 다양성이 더 풍부해지도록 짝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판다 번식 사업이 초기에는 수량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요즘은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이언트 판다의 가임기는 5~6세, "짝짓기 언급은 시기상조"
푸바오에 대한 학대 문제와 관련, 센터 측은 오해라고 거듭 부인했다. 쉬샹 사육사는 "모든 판다 개체의 털 색 차이는 유전적 요인과 성격, 습관, 생활환경에 따라 나타난다"며 "푸바오는 구르기와 장난하기를 좋아하고, 목과 엉덩이를 벽이나 난간에 문지르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런 부위의 털 색깔에 차이가 일부 존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푸바오의 털 빠짐 현상에 대해 “탈모는 판다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계절과 환경 변화, 호르몬 수치 등의 변동과 영향이 있다”라며 “푸바오는 전반적으로 아주 건강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푸바오 이마에 움푹 팬 점과 관련해서, ‘미인점’이라고 칭하며 “푸바오가 케이지 적응 훈련을 할 때 앉은 자세로 손잡이와 모서리에 기대고 자다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마의 점과 털 빠짐은 자연스러운 현상"
그는 "(푸바오를 위해) 전문 사육팀을 만들었고, 사육사 2명과 영양사 1명, 수의사 2명, 지원팀으로 구성된다"며 "사육사들은 행위 훈련과 신체 접촉, 언어 교류로 푸바오가 우리 새로운 사육사들에 신뢰를 쌓게 했다"고도 했다.
푸바오는 하루 대여섯 차례에 걸쳐 대나무 30㎏과 죽순 10㎏ 가량을 먹는다. 센터측은 옥수수빵과 사과, 당근 등을 푸바오가 좋아하는 간식이라면서 이를 하루 7차례에 걸쳐 나눠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쓰촨의 대나무는 한국 대나무와 차이가 있어 최대한 푸바오가 좋아하는 대나무를 찾아내는 등 적응할 수 있도록 애를 써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푸바오가 지낼 방사장도 공개됐다. 선수핑기지 중앙에 담장을 두른 채 약 300㎡(91평) 면적으로 만들어진 야외 방사장은 나무와 수풀, 작은 연못이 어우러진 정원 형태이다. 야외 방사장 한편으로 동그란 철문을 통해 연결되는 실내 생활 공간에선 사육사 관리를 받고, 야외로 나오면 선수핑기지를 찾은 관람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12일 10시 30분 실황 중개에 이어 오후 1시부터 일반 공개
푸바오는 12일 오전 10시 30분(한국 시간) 실황 중개 방송을 통해 공개 행사를 하고 오후 1시부터는 일반인 관람객들도 만나게 된다.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의 선수핑 기지는 판다기지 중 도심과의 거리가 가장 멀지만 가장 자연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6년 5월 문을 연 신생 기지로 해발 1700m에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중국 쓰촨 원촨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지진으로 판다기지 일부가 훼손됐으나 홍콩 정부가 판다 기지 재건을 위해 2억3000만위안(약 426억원)을 투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