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갈라지고 창문 깨지고… 시민들 "전쟁 난 줄 알았다"
2024.06.12 19:09
수정 : 2024.06.12 19:09기사원문
부안과 인접 지자체에서는 지진으로 창고 벽면이 갈라지고, 주택 창문이 깨지는 등 시설물 피해까지 발생했다. 또 전국 4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고 일부에서는 단축수업, 원격수업으로 진행됐다.
기상청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6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로 행정구역은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이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를 자동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진 규모를 4.7로 추정했다가 추가 분석을 거쳐 4.8로 조정했다. 여진은 오후 2시까지 규모 2.0 이하로 15차례 발생했다.
지진이 기상청 관측망에 최초 관측된 시점은 발생 2초 후인 오전 8시26분51초였고, 관측 후 10초가 지난 오전 8시27분1초 규정에 따라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번 지진으로 부안군 보안면 한 창고 벽면에 금이 갔고, 하서면의 일부 주택 유리창이 파손됐다. 부안에서 수십㎞ 떨어진 익산시 남중동의 한 담벼락이 기울어졌다는 신고도 들어와 소방당국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다행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근길 시민과 등굣길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흔들림에 대피하는 등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주 덕진구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전국 4개교도 휴업에 들어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북 부안 지역 1개교를 비롯해 충북·충남·전남 각 1개교 등 총 4개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서울, 경기, 충청, 경북 등에서도 일부 시민이 지진 진동을 느낄 정도로 여파가 컸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인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대전에서는 '진동을 느꼈다'는 등 지진 관련 신고가 모두 13건 접수됐다. 충남에서도 17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시설 등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내륙 지진이어서 해저 쓰나미 등의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진앙과 가까운 지자체를 중심으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로 전북 지역에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발생 때 신속한 대민지원을 위해 산림헬기를 출동대기했다.
이날 전북 부안 지진과 관련, 주요 산업 현장은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앙지 인근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등은 현재까지 특별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지진 발생 직후 HD현대중 군산조선소와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의 피해 여부를 긴급히 확인, 특별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측은 "지진 발생으로 일시 흔들림은 있었으나, 현재 정상적으로 조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특별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도 생산차질 등의 영향은 없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경북 구미사업장은 정상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진앙지인 부안과 가장 가까운 광주 사업장에서는 진동을 못 느낀 사람이 많을 정도로 지진의 영향은 없었다"고 전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조은효 강인 김동호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