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전안 거부한 하마스… "이스라엘 철군·종전 선언해야"

      2024.06.13 17:57   수정 : 2024.06.13 17:57기사원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미국 및 유엔이 지지하는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가자지구 협상이 또다시 중단됐다. 앞서 이스라엘을 압박했던 미국은 이제 하마스를 향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3일(현지시간)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비록 협상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이제 휴전 협상은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을 통해 진행될 것이며 타협 지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일 이스라엘 관계자는 하마스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하고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에 달하는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하고 252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의 반격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는 약 3만6000명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올해 초부터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바이든은 지난 5월 31일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양측의 수용을 압박했다. 그는 1단계로 6주 동안 이스라엘군 부분 철수 및 일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언급하고, 2단계에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남은 인질 석방을 주장했다. 3단계에는 가자지구 재건과 시신 송환이 시작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에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마스는 안보리 회의 당일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날 바이든의 제안을 거부하고 조건을 추가했다.

하마스는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에게 이스라엘군이 협상 체결 이후 첫 번째 주말까지 이집트와 인접한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집트에서 전쟁물자를 조달하지 못하도록 이집트와 접한 가자지구 국경지역(필라델피 통로)과 가자지구·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를 장악하고 있다.

또한 하마스는 2단계 추가 인질 석방 전에 이스라엘 측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영구 휴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인질 석방의 대가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이 요구하는 수감자들을 무조건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 1단계에 풀려날 인질(사망자 포함)의 수도 33명에서 32명으로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의 수정 제안은 11일 이집트 정보국을 거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됐다. 블링컨은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는 협상테이블에 놓인 휴전안에 수많은 수정 사항을 제안했다"면서 "일부는 실행 가능하지만, 일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하마스가 이미 기존 휴전안에 동의했었다면서 "하마스는 '그렇다'라는 한 단어로 대답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협상 속도나 시기를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다"면서 "특히 이번 같이 복잡하고 간접적인 협상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설리번은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연설에서 하마스가 돌아와 몇 가지 변경을 제안하고, 중요한 건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모든 당사자가 테이블에 앉는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가 제시한 내용 중엔 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
그걸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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