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바닥에 술 버리고 큰소리 친 구청 직원
2024.06.14 08:49
수정 : 2024.06.14 08: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식당 바닥에 맥주를 버리고 장사를 망하게 해주겠다며 소리친 남성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지난 13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내와 치킨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A씨는 최근 마감 직전 40~50대 남성 4명을 손님으로 받게 됐다.
치킨과 술을 주문한 남성들 테이블 밑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맥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당시 매장에 있던 A씨 아내가 "물을 흘리셨나"라고 물어봤으나, 그중 1명은 모르는 척했고 일행은 서로 "왜 그랬냐. 네가 그런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장난을 쳤다.
이에 A씨 아내가 휴지로 바닥을 청소하자 남성들은 곧바로 가게를 나갔다. 다행히 계산은 마친 상태였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나갔던 남성들은 다시 가게에 들어와 바닥 청소를 하고 있던 A씨 아내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을 해가며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 "돈 주고 사 먹는데 우리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나"라고 말했다.
손님들 적반하장식 태도는 A씨가 주방 밖으로 나온 뒤에도 이어졌다. 이들은 "당신이 사장이냐. 무조건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야 하는 거 아니냐"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등 으름장을 놨다고.
A씨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 남성이 반복적으로 바닥에 맥주를 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쩌다 흘린 것이 아닌 일부러 버리는 듯한 행동이었다.
A씨는 "맥주를 바닥에 일부러 붓고 아내에게 2명이 욕설과 협박을 하는 장면을 보니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 자신이 너무 초라했고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힘들다"며 "그날 이후로 잠을 이루기 힘들고 부인은 가게에 못 나오겠다고 하더라"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무원이 뭔 대수냐" "어느 구청 직원인지 밝히자, 어떻게 장사 못하게 할 수 있는지 인터뷰도 실명으로 하고" "인생을 왜 저렇게 사냐. 진짜 한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