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아닌 '별명'으로 음주운전 재판 진행…무슨 일?
2024.06.16 06:36
수정 : 2024.06.16 09:54기사원문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음주운전을 저지른 50대 남성이 '성명불상'인 상태로 법정에서 형을 선고받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이 남성은 검찰의 도움에도 국적을 알 수 없는 '무적자'로 남아 법적 실명이 아닌 '별명'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57)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후 8시 30분쯤 전남 영광군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91% 상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무적자'인 A 씨의 재판은 '피고인 성명불상'으로 이뤄졌다.
무적자는 정부기관에 등록되지 않아 한국인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니다. 주민등록번호도 없다.
A 씨가 무적자로 남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는 한국에서 계속 생활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 2021년에도 음주운전죄로 광주지법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이름도 없는 A 씨를 돕기 위해 지난 2019년 공익소송의 일환으로 광주가정법원에 A 씨에 대한 '성과 본 창설 허가 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A 씨가 내국인임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실명이 아닌 주변인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으로 재판을 진행했고, A 씨는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