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 529명 '무기한 휴진'…'빅5' 참여 확산

      2024.06.16 18:19   수정 : 2024.06.16 18:19기사원문

서울대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나선다. 환자단체들은 이에 반발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17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한다.

다만 중증 및 응급환자 등 위급한 환자를 대응하기 위한 교수들은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 15일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휴진투쟁 참여 여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휴진 1주차인 17~22일 휴진에 참여하겠다는 교수는 529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 강남센터 4개 병원에서 진료에 참여하는 전체 교수 967명 중 54.7%에 해당하는 수치다.

비대위는 휴진으로 진료예약 변경이 된 경우 개별 교수 자체적으로, 또는 비대위 지원을 통해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접수된 지원요청 건은 예약 변경과 환자 알림 절차가 완료됐다.

교수들은 정부에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와 의료사태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가 있다면 휴진을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히며 정부의 적극적 조치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집단휴진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대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집단행동이 확산된다면 환자들의 혼란과 불편 등 의료대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공익을 위해 이번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것이고, 마지막 몸부림으로 휴진을 결의했으나 "환자들에게는 죄송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비대위는 앞서 지난 14일 휴진을 결의하면서 "전체 휴진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며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는 휴진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진으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환자 단체는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집단휴진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휴진에도 중증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진료거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연합회 내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 67%가 진료 거부를 경험했고, 51%는 치료가 지연되고 말했다.

집단휴진에 나서는 교수들이 중증 및 응급환자 대응에는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연합회는 입원 취소, 전원 종용, 수술취소 가능성 통보, 응급실 진료 거부 등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도 오는 27일부터 응급·중증환자 진료를 제외한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 등 성균관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무기한 휴진에 대해 논의한 후 전체 교수(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들을 대상으로 무기한 휴진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전체 교수총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추가 휴진 여부를 논의 중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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